[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엄마가 잘 모아뒀다가 꼭 줄게"
어릴 적 차곡차곡 모은 세뱃돈과 용돈을 빼앗는(?) 엄마의 단골 멘트다.
물론 이렇게 가져간 용돈을 잘 지켜주는 부모가 있는 반면, 안타까운 결말을 맞는 경우도 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대만 매체 이티투데이(ETtoday)는 12년 만에 되찾은 통장에 무너진 한 여성의 사연이 전했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12년간 엄마에게 통장을 맡겼다.
"네가 결혼할 때까지 잘 맡아둘게"라는 엄마의 말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매달 엄마에게 용돈을 드리고 취직 후에는 월급을 보냈다.
그렇게 매달 1만 8,500대만달러(한화 약 76만 원)씩 입금한 것이 12년이었다.
간혹 돈을 꺼내 쓰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자신을 위해 돈을 모아주는 엄마에게 고마워 꾹 참았다.
그리고 마침내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A씨는 결혼식 전날 약속대로 엄마에게 통장을 달라고 부탁했다.
예금이 266만 대만달러(한화 약 1억 938만 원) 정도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통장에 있는 돈은 5만 대만달러(한화 약 205만 6,000원)에 불과했다.
그제야 그녀는 엄마가 자신이 모르는 사이 몰래 돈을 인출해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씨는 "정말 무력감을 느꼈다. 믿었던 엄마에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제 결혼한 지 좀 됐는데 남편과 함께 주택 담보 대출과 자동차 대출금을 갚아야 할 뿐만 아니라 두 아이를 키우고 있어 생활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 그 돈만 있었더라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건 정말 엄마가 책임져야 한다", "자식 돈을 자기 돈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다면 자녀에게 솔직히 말하고 썼어야 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엄마의 행동을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