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6일(일)

30년 보신탕집 사장, 속죄의 의미로 반려견 목욕탕 사장됐다

구포 가축시장내 계류장에 있던 개들 / 사진 제공=동물자유연대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개 식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점차 길거리에서 보신탕집을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초복(11일)과 중복(21일)에는 오랜 전통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보신탕집 가게들은 손님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개고기 식용 금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신탕집을 운영하다 아버지와 함께 반려견 목욕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지난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설지윤씨네 가족은 30년 동안 보신원을 운영하다가 현재는 부산 북구에서 반려견 목욕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설씨네 업체가 있는 이곳은 2019년까지만 해도 '구포 개 시장'이라는 이름의 부산 최대 규모 가축시장이었다.


그러다가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폐업을 요구하는 동물보호단체의 집회가 이어지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당시 설씨네 가족을 비롯한 상인들은 지속적인 토론과 협의를 거쳐 2019년 7월 폐업했고, 그렇게 구포 개 시장은 사라졌다. 상설 개 시장이 완전히 폐업한 곳은 이곳이 전국 최초다.


설씨네 가족 평생 생계를 이어온 보신원의 문을 닫는 게 쉽지 않았지만, 고민 끝에 반려견 목욕업체를 새롭게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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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씨는 "구포가축시장 폐업의 의미를 살려서 반려동물을 위한 업종을 선택했다"며 "마침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많이 늘어난 데다 반려동물 관련 업종으로 전환하는 게 어떠냐는 구청의 권유도 있었다"고 매체에 전했다.


실제로 설씨네 가족은 유기 동물을 위한 봉사도 이어가고 있다. 유기 동물 입양자에게 매달 2회 무료 목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설 대표는 "이 일을 하면서 동물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라보게 됐다"며 "버림받은 유기 동물을 입양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혜택을 드려 유기 동물 입양을 확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예전의 '구포 개 시장'은 현재 지자체와 상인들의 노력 끝에 반려견 놀이터, 소공원 등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CAN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