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먹지 않아도 살쪘는데 게으르다고 욕 먹어요"...3년 만에 몸무게 67kg 찐 여성이 걸린 희귀병

(좌) 살 찌기 전 해나의 모습, (우) 살이 찐 후 해나의 모습 / Triangle News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희귀병을 앓은 후 불과 3년 만에 무려 67kg이 찐 한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웨스트미들랜즈주 코번트리에 거주하는 해나 매이(Hannah Mai, 35)의 사연을 소개했다.


해나는 늘 8사이즈(한국 55사이즈)를 입을 정도로 날씬한 몸매였다.


그녀는 늘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며 몸매를 유지했지만, 2018년 30번째 생일 이후 급격히 살이 찌기 시작했다.


살이 찌기 전 해나의 모습 / Triangle News


2019년 말 그녀는 순식간에 7스톤(약 44.5kg)이 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체중은 20스톤(약 127kg)으로 원래 몸무게의 2배가 됐다.


해나는 "마른 9.5스톤(약 60kg)에서 120kg이 넘는 몸이 된 후 뚱뚱한 사람들이 직면하는 차별을 이해하게 됐다"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극단적인 체중 증가는 희귀병 때문이었다.


그녀는 뇌하수체 종양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을 과분비해 부신에서 분비하는 호르몬 중 당질코르티코이드(코르티솔)가 과도하게 생성되는 쿠싱증후군에 걸린 상태였다.


쿠싱 증후군의 가장 흔한 증상은 목과 가슴, 배에 지방이 몰리는 '중심성 비만'이다. 근육이 약해져 움직이기도 힘들고 혈압과 혈당도 올라간다.


쿠싱증후군으로 해나의 피부와 몸매가 완전히 변해버렸다. / Triangle News


해나는 "건강을 유지하고 잘 먹고 물도 늘 많이 마셨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할 모든 것을 했다. 그래서 살이 찌기 시작했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9사이즈(한국 55사이즈) 정도를 입었지만, 여전히 내가 과체중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이다"라면서 "너무 빨리 일어난 일이라 충격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녀가 공개한 사진은 어마어마한 차이로 보는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낸다.


현재 127kg까지 찐 해나는 과거 사진 속에서 많은 여성들이 원하는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였다.


같은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다.


해나는 뇌하수체에 이상이 있는 쿠싱증후군에 걸렸다. / Triangle News


살이 찌기 시작한 지 몇 달 후 얼굴에는 생전 난 적이 없었던 여드름까지 나타났다.


얼굴은 완전히 달라졌고 이로 인해 해나는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임신으로 생각한 그녀는 의사에게 찾아갔지만, 의사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답변만 했다.


결국 그녀는 일까지 그만두고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살을 빼기 위해 2주간 양배추 수프 다이어트를 시도했으나 효과가 없었고 병원에도 가봤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절망했지만 먹고 살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몸집은 계속 커져갔다.


살이 찌기 전 해나는 건강한 몸매였다. / Triangle News


해나는 "살이 찌자 사회 전체가 달라진 것 같았다.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방식은 내가 그동안 경험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라면서 "내가 가게에 들어가면 모든 동료들이 달려와 도와주곤 했지만 모든 것이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옷 가게에 들어가면 여자들은 나를 혐오스럽게 쳐다봤고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고 싶어 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보다 더 외롭다고 느낀 적이 없다. 모두 내가 게으르다고 오해했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화가 난다. 많은 여성들이 체중 문제로 고통받고 있으며 그 누구도 외모로 다른 사람들을 판단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해나의 우울증은 갈수록 심해졌고 탈모, 두통, 허리 통증을 겪었다.


7시간에 달하는 수술을 받은 해나 / Triangle News


2020년 2월, 그녀는 등과 목 사이에서 혹을 발견했다.


이는 그녀의 돌파구였다. 그녀는 2021년 2월 MRI 등 여러 검사를 통해 쿠싱증후군 진단을 받고 2021년 2월 대학병원에서 7시간에 달하는 수술을 받았다.


코를 통해 뇌하수체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이었다.


이로 인해 올해 2월 그녀의 뇌하수체는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고 현재 7스톤(약 45kg)을 감량해 14스톤(약 89kg)을 유지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뇌하수체 질환 진단을 받은 다른 이들을 돕는 뇌하수체 재단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


그녀는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정신과 상담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수술 후 올해 2월 살을 뺀 해나의 모습 / Triangle News


기나긴 5년의 여정 끝에 그녀는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었다.


해나는 "외출을 좀 더 많이 하기 시작했다. 아직 자신감도 없고 자존감도 낮지만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는 더 강해지고 건강해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조차 안 된다. 꼭 꿈을 이루길 바란다", "너무 안타깝다", "정말 예뻤는데 얼마나 억울하고 아팠을까", "진짜 사람은 외모로 판단해선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해나의 앞날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