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 여성이 모르는 남성에게 당혹스러운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이렇게 연락하면 안 되는 거 아는데 호감이 있어서 연락했다'고 했다.
그의 프로필 사진은 호감형이었지만 여성의 기억 속에는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여성이 "절 언제 보셨는데요?"라고 묻자 그는 "택배 버릴 때 봤는데 진심으로 마음이 들어서 연락을 드렸다"고 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궁금한 Y'에는 "택배 버릴 때 봤는데 마음이 들어서요:: 공포의 고백남"이란 제목의 영상이 게재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방송은 지난 2018년 11월 30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의 일부로 남성의 수법이 소름 끼칠 정도로 충격적인 탓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사연에 따르면 고백남은 여성에 대해 수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가 여성의 정보를 알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택배 송장 때문이었다. 여성은 평소 택배 상자를 처리할 때 개인정보가 담긴 송장을 따로 떼 찢은 뒤 일반 쓰레기봉투에 버려왔다.
고백남은 이 쓰레기봉투를 뒤지거나 버려진 택배 박스 상단부에 적힌 연락처를 확인해 여성에게 연락을 했다.
실제 한 배달원이 피해 여성의 어머니가 버리고 간 택배 상자를 잡아 핸드폰 불빛으로 비춰보고 뭔가를 자신의 핸드폰에 입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피해 여성은 CCTV에서 확인한 남성의 모습과 같다며 그가 과거 음식 배달을 와서 자신의 모습을 유심히 훑어보았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피해를 당한 여성은 부산 지역 70여 명에 달한다.
해당 배달원은 택배 박스, 배달 정보 등으로 확인한 번호로 연락을 걸어 자신의 정체를 숨긴 뒤 여성에게 연락을 해 '만나자', '나 모르나'라고 하거나 성희롱 발언을 남겼다.
취재 결과 고백남은 인근 중국집 사장이었다. 음식을 주문한 고객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었다. 취재진이 말을 걸어오자 자신의 신원이 노출된 고백남은 더 이상 이같은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5개월이 지난 뒤 방송된 2020년 2월 7일 SBS '궁금한 이야기Y'에 따르면 그는 계속해서 여성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었다.
고백남은 경찰 조사까지 받았지만 계속해서 같은 행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가 시작되자 그는 그는 다시 한번 같은 짓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는 또다시 같은 짓을 반복했다. 나무라는 취재진에게 그는 자신이 아니라며 발뺌했지만 나중에는 범죄 행위임을 인정했다.
취재진의 설득 끝에 정신과 상담을 받은 결과 욕구가 절제력을 앞서 나가는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정신과 전문의는 "이 법이 자신에게 얼마나 위법한지 정도도 개념화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심리검사로 파악해서 약물치료와 함께 상담 치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남성의 이러한 범죄가 10년 동안 이어졌다며 그동안 막아 세울 법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토킹은 어떤 포장으로도 미화할 수 없는 추악한 범죄"라며 "범죄를 저지르고도 당당한 자들의 이야기를 더는 보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