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대한민국에서 대표적인 '상습 침수지역'으로 불리는 강남역 일대는 여름철 집중호우만 내리면 워터파크라고 불려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115년 만에 큰 피해가 일어날 만큼 기록적 폭우가 내렸는데, 그중 강남역의 한 빌딩이 홀로 안전하게 침수를 피했던 영상이 주목을 받았다.
해당 사례에서 힌트를 얻은 대비책을 신세계 백화점은 주차장 초입에 서울에서 가장 큰 '차수문'을 설치했다.
해당 차수문은 물이 흘러 들어오면 주차장에 물을 가둬놓는 '초대형 수조' 같은 구조다.
또한 담을 수 있는 빗물 양이 최대 2만 2천 톤이며 주변보다 지대가 낮은 이곳의 특성을 살렸기 때문에 당사 건물은 물론 인근 상가까지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 13일 SBS 뉴스와 인터뷰한 장우석 신세계 센트럴시티 시설관리팀장은 "처음엔 저희도 주차장을 전부 막아서 물을 완전히 막는 방법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막아버리면 옆에 경부선 터미널, 반포로까지 수해 피해가 넘어가기 때문에 매장은 일차적으로 보호를 하되 주차장 시설은 수조 역할을 해서 주변 수해 방지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침수 악화에 발 벗고 나서 스스로 '초대형 수조'를 자처한 신세계 기업에 누리꾼들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박수를 보냈다.
정창삼 인덕대학교 스마트방재학과 교수는 "우수 저류조를 하나 만드는 데 수백억 원 비용이 발생한다"며 "민간 시설에서 비가 왔을 때 저류조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는 건 굉장히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누리꾼들 또한 "수억 원을 들여서 초대형 수조를 자처하다니 너무 멋있다", "진정한 의미로 사회적 기업이네", "다른 침수 지역들도 보고 배워서 차수문 설치했으면"이라고 반응했다.
한편 강남 외에도 경북 포항의 포항제철이 길이 30미터, 무게 30톤짜리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차수문을 설치하기도 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기록적 폭우로 49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을 전면 중단했고, 1만 2천 명의 직원들이 휴일 없이 공사에 몰두한 덕에 6개월 만에 공장의 남쪽 끝부터 끝까지 총 1,900미터 구간에 높이 2미터의 거대한 차수벽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