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이제 골프스터디인가요?"...1340억 들여 '골프장' 인수한 사교육계 큰손 '메가스터디'

손주은 메가스터디 이사회 의장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메가스터디가 골프장을 매입해 주목받고 있다. 사교육 기업이 1000억원이 넘는 큰돈을 들여 골프장을 인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메가스터디의 자회사 메가비엠씨가 1340억원에 경남 김해에 위치한 18홀 회원제 골프장 롯데스카이힐 김해CC의 사업권을 인수했다.


메가비엠씨 측은 골프장 인수 절차를 마친 뒤 골프장 명칭을 '포웰(4Well)CC'로 변경했다. 


메가비엠씨는 김해 골프장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메가스터디가 300억원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회사 주식 34만 6065주를 받게 됐다. 


포웰CC 홈페이지


유상증자 전 57.5%였던 메가스터디의 메가비엠씨 소유 지분율은 95.6%로 높아졌다. 


메가비엠씨가 골프장을 인수한 배경을 두고 의아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메가스터디는 국내 최대의 사교육 기업인 데다 잘나가던 강사 출신인 손주은 메가스터디 이사회 의장이 왜 골프장 사업에 뛰어드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손주은 의장은 1990년대 후반 서울 대치동에서 가장 잘나가던 사회 과목 강사로, 지난 2000년 동료 학원 강사들과 함께 메가스터디를 창립, 유로 인터넷 강의로 막대한 부를 창출했다. 


메가비엠씨 홈페이지


이미 서울대 재학시절부터 타고난 과외 교사로 알려진 그는 강사 시절 '손사탐'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유명한 강사였다. 


손 의장은 이번 골프장 인수와 관련해서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손 의장이 골프장 사업으로 진출한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교육 사업에서 다른 분야로 사업 확장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손 의장은 2004년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한 직후 주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고 한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이사회 의장 / YouTube 'KBS더라이브'


이후 골프에 제대로 꽂힌 손 의장은 단시간 만에 골프를 독파하면서 아마추어치고는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운 투자처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취미 생활인 골프를 하나의 사업 도구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손 의장이 보는 사교육계 전망 또한 한몫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지난달 27일 KBS '더 라이브에 출연한 손 의장은 "현 대학 정원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2036년쯤 되면 수도권 대학이 미달 나고, 7~8등급을 받아도 인서울 대학을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전체적인 사교육 시장은 초저출산 때문에 지는 시장"이라고 인정했다. 


지난 2020년 손 의장은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와 수험생들 앞에서 "한국은 어느 나라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게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진다"며 "현재 대한민국 입시제도 하에서는 극소수의 사람만 성공할 수 있다"며 명문대 진학이 성공이라는 공식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중간 정도 애매하다'고 생각하면 다른 나라 가서 사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 메가스터디는 학생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BE-5의 미국 이민 컨설팅을 시작했다. 


아직까지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메가스터디가 향후 이민이나 유학 등과 결부한 사교육에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메가스터디의 골프장 사업 진출이 손 의장 개인의 의중이 상당 부분 담긴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번에 인수한 골프장은 손 의장의 고향인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과 직선거리로 10km에 불과하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이사회 의장 / 뉴스1


손 의장은 평소 연고지인 부산과 경남 지역에 대한 애착과 투자 의욕이 강한 것으로 유명했다. 골프장 투자도 같은 맥락의 투자 행보란 해석이다. 


다만 아직까지 골프장 사업에 뛰어든 뚜렷한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메가스터디 측은 "투자 사업 확대 차원에서 골프장을 인수했다"면서도 자세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메가스터디는 최근 윤석열 정부가 연 수입 수백억원을 버는 스타 강사와 사교육 시장을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사교육 이권 카르텔' 논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장 인수 배경을 두고 더욱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의 귀추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