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 였는데"...꼭 결혼해야겠다고 결심한 의사
비혼주의였던 의사가 결혼을 다짐하게 된 현실적인 이유를 공개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인기글에 결혼할 이유가 없다는 선생님 글을 보고'라는 사연이 게재됐다.
평생을 비혼주의로 살아왔다는 작성자 A씨는 "레지던트 하면서 신념을 바꾸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확고하던 신념을 단번에 바꾼 대표 사례들을 소개하겠다"며 80살 고령의 할아버지가 보호자 없이 수술을 하러 왔던 일화를 전했다.
A씨는 "환자가 고령이다 보니 수술 설명을 아무리 해줘도 할아버지가 이해를 못 했다"면서 "젊은 보호자 없냐고 물었더니 '어차피 혼자니까 그냥 설명하라'고 하더라. 결국 동의서에 사인만 받고 수술 보냈는데 너무 마음 아팠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A씨는 실명 위기에 놓였던 40대 환자도 언급했다.
그는 "40대 부부가 함께 병 진단을 들으러 왔다. 그런데 남편분의 실명 가능성을 얘기하자마자 정작 당사자는 묵묵히 듣고 있는데 옆에 있던 아내가 대성통곡을 하더라"라고 말했다.
A씨는 "내가 다쳤을 때 나 대신 슬퍼해줄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명받았다"며 결혼 후에만 느낄 수 있는 '안정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배우자가 없어 형제자매와 함께 오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그는 "형제자매와 같이 오는 분들은 초반에 같이 오더라도 나중에는 서로 가정을 챙기기 바빠서 결국 환자 혼자 오더라"라며 "100이면 100 다 그랬다. 이건 일반적인 케이스라 더 와닿는다"라고 씁쓸해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레지던트 이후 많은 환자를 만나보면서 결혼과 가정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됐다"며 짧은 글을 마쳤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무리 결혼이 힘들다고 해도 그만큼 행복한 게 결혼", "직접 보고 느끼니까 더 결혼의 필요성이 와닿을 듯", "부모가 자식들 결혼을 장려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공감했다.
반면 일각에선 "결혼한다고 해서 40살, 80살까지 같이 살 거란 보장이 어딨냐", "노후 맡기자고 결혼하라는 거냐", "살다 보면 이혼이라는 변수가 생길 수 있는 건데 너무 미래만 본 것 같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2022년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17.6% 응답자만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투표했다.
이어 '자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 또한 61.7%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