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속 울렁거려 병원 간 91세 할머니...의사는 임신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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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의학적으로 만 35세 이상 여성의 출산을 노산이라고 한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한 91세에 임신 소식을 알게 된 할머니가 있다.


지난 6일 베트남 매체 Yeah1은 중국 전역에서 화제가 됐던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아들 뤄빙웬 / 知乎


매체에 따르면 2007년 여름, 중국 사천에 사는 70세 남성 뤄빙웬은 91세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찾았다.


건강검진을 하던 할머니에게 의사는 충격적인 말을 전했다. 임신을 했다는 말이었다.


가족들은 의사의 진단을 믿을 수 없었다. 노모 황이쥔은 올해 91세이며 아버지는 30대에 일찍이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이후 재혼하지 않아 임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진단이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 의사는 초음파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황씨의 배 속에는 완전히 발달한 아기가 있었다. 뇌와 팔다리의 윤곽이 매우 선명하게 보여 임신이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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뤄씨는 검진을 받고 나서야 어머니의 배가 마치 임산부처럼 많이 부풀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어머니는 항상 헐렁한 옷을 입고 집 밖에서 바쁘게 생활했기에 그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황씨는 임신 사실을 듣고 크게 놀라지 않고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듯했다.


집에 돌아온 황씨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무려 60년 동안 숨겨온 비밀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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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황씨의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당시 아들 뤄씨는 겨우 다섯 살이었다.


황씨는 슬픔을 억누르고 남편의 장례식을 마친 뒤 남편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알게 됐다.


그녀는 다시 살 용기를 내어 아이를 낳아 키우기로 했다.


약 7개월 후 그녀는 검진을 받으러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은 마을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져 있었으며 배를 타야 했다. 아들과 함께 배에 탄 그녀는 누워 있던 중 갑자기 배 속 아기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황씨를 진단한 의사 / 知乎


의사는 그녀에게 배 속의 아이가 사산됐다는 검진 결과를 전했다.


그러면서 사산아를 꺼내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녀는 120위안(한화 약 2만 원)의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수술을 포기했다. 당시 120위안은 큰돈이었기에 그녀는 수술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집에 돌아온 그녀는 매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일을 했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녀는 배 속에 사산아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게 됐다.


수십 년이 흘러 황씨는 벌써 아흔 살이 넘었고 몸이 튼튼했기에 매일 농사일을 해왔다.


그러던 중 물을 긷다가 넘어진 탓에 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면서 60년 전 일이 떠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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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검사 결과 사산아는 자궁이 아닌 복강에서 발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궁외임신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황씨가 임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태아가 나팔관에서 복강으로 미끄러져 들어갔으나 자궁을 빠져나간 탓에 영양분을 흡수하기 어려워 사망한 것으로 추측됐다.


이에 가정 형편이 호전된 후 황씨는 낙태약을 먹었지만, 태아가 자궁에 없어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태아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 석회화된 상태로 의사는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후 황씨는 아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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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소식은 중국 전역에서 화제가 됐고 사산아를 품고 수십 년간 가족을 위해 일해야 했던 황씨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지난 2016년 칠레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91세 여성의 뱃속에 60년이 넘은 화석 태아가 발견된 것.


그녀는 자궁에 종양이 생긴 줄 알았으나 임신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사망한 태아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