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한국에서 출시된 토요타의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이 높은 관심 속에서 순항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크라운은 신차 출시 첫 달인 지난 6월 282대가 판매됐다. 이는 토요타코리아의 6월 판매량 967대의 약 30%에 해당한다.
또 예약 물량은 1000대를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에서 크라운의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상당했으나 예상외의 인기로 선전하는 중이다.
크라운의 인기에 일각에서는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 K8이 선도하던 국내 준대형차 시장의 판도를 크라운이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에서 그랜저의 압도적인 인기를 따라가기란 쉽지 않지만 크라운의 성적은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랜저와 크라운의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외관이다. 그랜저의 경우 전통 세단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크라운은 세단과 SUV를 결합한 크로스오버 모델이 한국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제원도 눈에 띄는데 전반적인 크기는 그랜저가 더 길고 넓다. 그랜저는 5m가 넘는 긴 전장과 휠베이스로 2열 공간이 매우 여유롭다.
반면 토요타 크라운은 전장과 휠베이스, 전폭에서 그랜저보다는 작다. 다만 전고가 더 높아 장거리 주행 및 레저 활동을 할 때 개방감을 주기 충분하다.
연비에 있어서는 어떨까.
2.5리터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크라운의 복합연비는 17.2km/L에 이른다. 반면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인 그랜저의 복합연비는 16.7km/L다.
다만 공차중량의 경우 그랜저가 크라운보다 130kg 가볍기 때문에 고속 연비에서는 16.8km/L로 크라운 16.6km/L보다 조금 더 높다.
이제 옵션을 비교해 볼 차례다. 그랜저의 경우 선루프, 전자제어 서스펜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메모리 시트 등을 옵션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소비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편의 기능을 자유롭게 탑재할 수 있다.
크라운은 파노라마 선루프를 선택할 수 있으나 전자제어 서스펜션, 세드업 디스플레이, 메모리시트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만약 이러한 옵션이 추가된 크라운 구매를 원한다면 900만원가량 더 비싼 듀얼 부스트 트림을 구매해야 한다.
가격은 크라운이 보다 비싸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의 가격은 5121만원인데 크라운 하이브리드는 5670만원이다.
그랜저의 경우 캘리그래피 트림에 모든 선택사양을 포함할 경우 5583만원이다. 크라운의 고급 사양이 모두 포함된 크라운 듀얼 부스트 가격은 6480만원이다.
크라운의 가장 큰 장점은 가속력과 정숙성이라 할 수 있다. 68년 동안 16세대를 이어온 크라운에는 토요타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또한 고장 나지 않기로 유명한 토요타 자동차의 내구성과, '휘발유 냄새만 맡아도 굴러간다'고 할 정도로 높은 연비는 크라운의 커다란 매력이다.
다만 단점도 명확하다. 보수적인 내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동 트렁크가 빠졌고, 선루프가 있지만 열리지는 않는다. 가격대에 비해 대체로 편의 사항이 부족하다.
듀얼 부스트 트림의 경우 렉서스 ES와 가격대가 겹쳐 포지셔닝이 애매하다는 지적도 있다. 크라운을 사느니 렉서스를 사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온다.
크라운의 선전이 반짝하고 끝이 날지, 국내 준대형의 절대 왕자 그랜저의 입지를 흔드는 기적이 보일지는 앞으로 더욱 지켜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