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0일(금)

중국 "금발 염색하고 코 세워도 서양인 될 수 없다...한·중·일 뭉치자"

2022년 8월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발언 중인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한·중·일 아시아 3국의 협력을 호소했다. 


지난 3일 왕 위원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일 3국 협력 국제포럼' 행사에서 "우리는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단결 자강해야 한다"며 한·중·일 3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서양인들이 한국, 중국, 일본 사람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언급하면서 "아무리 머리를 금발로 염색하고 코 모양을 곤두세워도 서양인이 될 수 없다. 우리의 뿌리가 어디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는 우리의 공동 거주지이고, 3국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022년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설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GettyimagesKorea


왕 위원은 한국과 일본이 '함께 번영하고, 동아시아에 활력을 불어넣고, 아시아에 활력을 불어넣고, 세계에 이익을 주기 위해' 중국과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 한국이 세계 각국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존중하지만 어떤 관계도 가까운 이웃을 억제하거나 포위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중·일·한 3국과 아시아 각국은 개방된 지역주의를 실천하고 포용적인 아시아의 가치를 고취하며, 전략적 자주 의식을 배양하고 지역의 단결과 안정을 유지하며, 냉전 사고의 권토중래를 배격하고 패권·패도의 위협을 받지 않고 자국과 자기 지역의 운명을 자기 손에 확실히 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울러 "개별 역외 강대국은 지정학적 사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념적 차이를 의도적으로 선전하고, 각종 배타적인 소그룹을 결성해 협력 대신 대립을, 단결 대신 분열을 도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추세를 방치하면 3국 협력의 원활한 추진을 심각하게 방해할 뿐만 아니라 지역 정세의 긴장·대립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위원은 또 20년 전 한·중·일 3국이 동아시아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의 세계 평화와 번영을 수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첫 공동선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이것이 3국 협력의 초심이자 사명"이라며 한·중·일 3자 협력의 "초심과 사명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비록 미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 견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외교 전략에 수정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