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06일(목)

하루 800km 이동했다는 러시아 반란군 진격 속도에 재평가 받는 한국의 '방어시스템'

바그너 그룹 설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24시간 만에 종료됐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AFP, 로이터,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은 모스크바에서 1000km 떨어진 로스토프주도 로스토프나도누를 점령한 뒤 빠르게 북상했다. 


프리고진은 "정의를 위한 행진"이 시작됐다며 24시간 만에 모스크바에서 200km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청난 진격 속도다.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까지 가는데 큰 저항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그너 그룹의 이동 경로 / 구글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통제력 상실이 입증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하루 만에 그들은 백만 단위의 도시 여러 개를 잃었고 모두에게 러시아 도시를 장악하고 무기고를 탈취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인들을 향해 "여러분의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더 오래 있을수록 러시아는 더 황폐해질 것"이라며 "푸틴이 크렘린에 더 오래 있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재앙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양시 대전차방호벽 / 네이버지도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누리꾼들은 방어시설 중 하나인 우리나라의 '대전차방호벽'에 대해 재평가하고 있다. 


대전차방호벽이란 벽의 밑부분에 폭약을 설치했다가 유사시에 폭파하여 건축물을 붕괴시켜 파편으로 길을 막아 전차 등의 진격을 저지하는 장애물을 일컫는다. 


대전차방호벽은 중요 군사 요충지 도로마다 설치되어 있다. 서울과 가까운 구리와 남양주, 고양시 등 서울 시계 접경지역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다만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 일부 대전차 방호벽이 철거됐다. 수십 년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도시 미관을 해치고 교통 정체와 사고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철거 예정인 대전차 방호벽 / 포천시


군이 철거한 대전차 방호벽은 2018년 5곳, 2019년 7곳, 2020년 34곳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바그너그룹이 고속도로를 타고 모스크바 코앞까지 하루 만에 도달한 것을 보면 대전차 방호벽은 여전히 유효한 저지 수단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로 향했던 와그너 그룹은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중단하기로 했다. 


크렘린궁도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종식하기 위해 벨라루스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벨라루스 대통령과 프리고진을 개인적으로 약 20년 동안 알고 지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