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교통사고로 죽은 친구한테 1억 빌렸는데, 누구에게 갚아야 할까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2 '국가대표 와이프'


"자매라고 부를 정도로 친했는데"...교통사고로 친구 죽자 빌린 돈 갚아야 하는지 고민인 여성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한 여성이 '자매'처럼 지내던 친구에게 1억 원을 빌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가 세상을 떠나 돈을 누구에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죽은 친구에게 빌린 돈,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사연이 게재됐다.


사연자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죽은 친구 B씨와 중학교 2학년 때 만나 30대 후반이 될 때까지 가족처럼 지내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친구 B씨는 어머니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초등학교 때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먼 친척 집에서 살게 됐다.


하지만 B씨의 친척은 '소주방'이라 불리는 술집을 운영하면서 어린 B씨를 쪽방에서 지내게 하며 가게 서빙, 요리, 청소 업무를 시켰고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


결국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던 때 B씨가 A씨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이들은 A씨 집에서 함께 살게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C '여자를 울려' 


A씨는 "나도 부모님이 이혼해 아버지랑 둘이 살았는데 그날 친구를 데리고 왔다"며 "몇 달만 같이 지내자고 했던 게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함께 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무 살 이후 난 대학을 다녔고, 친구 B씨는 네일아트가 꿈이어서 미용 학원을 다녔다"며 3년 전 자신이 결혼하기 전까지 같이 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B씨에게 돈을 빌린 계기에 대해서는 "올봄에 우리가 살고 있던 아파트 매매가 안 돼 곤란했는데 B씨가 흔쾌히 1억 원을 빌려줬다"며 "우리 아버지가 B씨가 미용 학원 다닐 때 학원비도 내주고 네일숍 보증금 2000만 원 정도 보태줬는데, 그거에 대한 보답이라고 편히 쓰고 달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얼마 뒤 B씨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A씨는 친구를 그리워하면서도 빌린 돈을 누구에게 갚아야 할지 고민에 휩싸이게 됐다.


A씨는 "친구의 장례식장에 가족이라고는 뜸하게 연락하던 친척 동생 한 명만 왔다"며 "B씨가 결혼을 생각하던 남자친구에게 빌린 돈을 줘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떠나간 친구를 위할 수 있는 거냐"고 조언을 구했다.


A씨의 반전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매같이 친하게 지낼 정도면 엄청 힘들겠다"면서도 "법적으로는 안 갚아도 되는 거니까 너무 죄책감을 갖지 말라"고 위로했다.


한 누리꾼은 "학대를 일삼은 친척이나 결혼하지도 않은 남친한테 돈을 돌려주는 건 매우 무모한 짓"이라며 "매년 제사 지내고 장례비 내는 걸로 하면 될 것 같다"고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