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월 860만원 받는 美 '우파 스타'로 뜬 20대 얼짱 탈북女의 정체

박연미 씨 / Instagram 'yeonmi_park'


미국에서 북한 인권탄압 증언해 주목받고 있는 '탈북녀 출신' 인권 운동가의 정체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미국에서 북한의 인권탄압 등을 증언하며 활동하고 있는 '탈북민 출신' 인권 운동가 박연미(29) 씨가 미국 진보진영을 저격하는 보수 정치 엔터네이너이자 '우파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NYT는 '미 우익으로 전향한 북한 반체제 인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씨의 최근 행적을 소개했다.


지난달 박씨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을 강요하는 컬럼비아대의 교육 방식은 북한 정권이 인민을 세뇌하는 수법과 완전히 똑같다"고 주장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미국 교육기관이 좌파 이념을 세뇌하려 한다며 "이건 우리나라와 우리 문명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진보 진영을 북한 독재에 비유한 박연미씨의 베스트셀러 정치 서적 '시간이 남은 동안-미국에서 자유를 찾는 탈북자' 표지 / 아마존


또한 박씨는 컬럼비아대를 재학할 당시 상당한 문화충격을 받았다면서 "미국 학생들이 성별이나 성적 지향, 인종에 따른 차별 등에서 자유로운 '안전공간'이나 성별 인칭대명사를 바르게 쓰는 것에나 집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전 문학인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즐겨 읽는다고 하자 바로 공격 대상이 돼버리는 학내 분위기에 질려버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 동급생들은 덩치가 큰, 어른처럼 행동하는 아기 같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씨는 2020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정치적 성향을 완전히 바꾸게 됐다고도 고백했다.


당시 그는 시카고에서 아들과 함께 길을 걷다 흑인 여성에게 강도를 당했는데, 이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하자 가해자와 함께 있던 다른 여성이 '인종주의자'라고 비난했다며 "이건 미국에서 이른바 '워크(woke·깨어있음)'라는 질병이 얼마나 진전됐는지, 그것이 일반인들을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만드는지 보여주는 징후"라고 전했다.


강연을 하고 있는 박연미 씨 / Instagram 'yeonmi_park'


미국의 대표적 진보 매체인 NYT는 박씨에 대해 "과장과 불안을 조장하면 보상을 얻는 미국 정치풍토에서 수익성 있는 틈새시장을 찾았다"고 평가했지만, 박씨는 보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후부터 기업체 등의 강연 요청이 줄면서 오히려 수익은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의 정치 성향은 미디어에 나온 것처럼 그렇게 완강하진 않다. 나는 동성 결혼을 지지하고 사회적으로 자유주의적이며, 한 번도 보수적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2007년 탈북한 박씨는 중국과 몽골을 거쳐 2009년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국내 탈북민 예능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하는 등 지난 10년간 국내외 방송과 강연회를 돌며 자신의 탈북 여정과 북한의 실상을 낱낱이 폭로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Instagram 'yeonmi_park'


이후 박씨는 2014년 영국 BBC 선정 '세계 100대 여성'으로 꼽혔고, 2016년 발간한 회고록 '살기 위해'는 NYT 추천 도서에 선정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3년 전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은 박씨는 올해 2월, 새 저서 '시간이 남아 있을 때'를 출간한 뒤 보수 성향 방송과 각종 행사에 활발하게 출연 중이다.


또한 올봄부터는 미 청년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에서 월 6600달러(약 860만 원)을 받고 기고자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