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대한민국 최초 여성 형사'이자 '여성 강력계 반장'이란 타이틀을 거머쥔 주인공이 잊지 못할 과거를 털어놨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강력계 형사 출신 박미옥 씨가 출연했다.
이날 박미옥은 형사 생활 중 범인 만큼이나 기억에 남는 한 피해자를 떠올렸다.
박미옥은 형사 시절 대낮에 버스정류장에서 칼을 든 강간범을 만나 성폭행을 당한 여대생의 사연을 언급했다.
그는 "형사는 피해자를 믿고 일한다"며 "피해자가 흔들리면 제일 힘들다. 정말 어려운 사건도 피해자가 단단하면 할 수 있을 거 같은 마음을 받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 강간 피해 사건을 언급하며 "성폭행 당한 여대생이 증거물인 정액을 입에 물고 경찰서까지 2시간을 걸어 왔다"고 설명했다.
박미옥은 "처음엔 말을 못하는 분인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피해자가 계속 입을 향해 손짓하자 순간 입에 무언가가 들어있다고 직감했다고 전했다.
휴지를 가져다주자 놀랍게도 피해 여학생은 강간범의 정액을 뱉어냈다.
박미옥은 "그 친구는 뱉고 갈지, 신고할지 고민했다"며 "뱉고 가면 내 인생을 후회하지 않을까. 나에게 자신 있을까 하고 스스로와 싸우며 2시간이나 그걸 물고 경찰서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범인은 붙잡혔고 박미옥은 전화로 피해자에게 검거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피해자는 "형사님 제가 옳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박미옥은 "그 말이 잊히지 않는다"며 "그 말을 했어도 다시 못 일어나는 피해자도 많다. 그 말 만큼이나 당신이 옳았다는 자부심으로 잘 살길 바란다"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