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호텔 스위트룸서 프러포즈 받고 SNS에 자랑"...한국 청혼 문화 대놓고 저격한 미국 유명 언론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Facebook 'The Proposal Company'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미국 유명 언론이 한국의 값비싼 청혼 문화가 저출산 결혼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문 1면에 ‘결혼식 전 비싼 장애물: 4500달러짜리 청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요즘 한국의 청혼 문화를 조명했다.


WSJ은 하루 숙박비가 100만원이 넘는 고급 호텔에서 명품 가방과 장신구 등을 선물하는 게 최근 한국의 청혼 문화가 됐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최근 청혼을 받았거나 할 예정인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bloomthis


WSJ는 이 같은 한국의 값비싼 청혼 문화가 부담돼 프러포즈를 늦추는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매체와 인터뷰를 한 직장인은 "여자친구가 호텔에서 샤넬 가방과 함께 프러포즈받은 친구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깜짝 놀랐다"며 올여름 청혼을 계획했지만 이를 연말로 미뤘다고 했다.


이 같은 한국의 고가 청혼 문화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증가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코로나19로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가거나 인파가 몰리는 곳을 피해야 했던 커플들은 5성급 고급 호텔이야말로 청혼을 하기에 제격이라 판단했고, 이로 인해 이 같은 고가의 청혼 문화가 확산했다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amarahotels


이 같은 프러포즈 문화가 한국 사회에 자리잡히면서 호텔들은 저마다의 청혼 관련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WSJ는 "한국 결혼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큰 비용이 드는 호화로운 호텔 프러포즈는 결혼율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커플들에게는 압력을 가하는 웨딩 트렌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40% 이상의 여성들이 호텔에서 청혼받기를 원하며, 같은 조사에서 남성의 3분의 1이 이 같은 프러포즈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고 소개했다.


올해 1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 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만큼 1인당 럭셔리 사치품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국가는 없는 것으로 발표됐다고 WSJ는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