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더 이상 술·담배가 안 당겨요"...의외의 부작용으로 난리 난 '다이어트 약'의 효과

오젬픽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살 빼고 싶어 먹었을 뿐인데 의외의 효과가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는 다이어트약이 있다.


체중 감량 효과뿐만 아니라 술과 담배의 중독 증상까지 완화된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미국 CNN은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약물 '오젬픽(Ozempic)'이 사람의 중독 행동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오젬픽'은 세마글루티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당뇨병 치료제로 체중 감소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당뇨 증상이 없어도 오로지 체중 감량만을 위해 오젬픽을 구입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으며, 미국과에서는 오젬픽 공급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셰리 퍼거슨(Cheri Ferguson)이라는 여성은 11주 전부터 오젬픽을 투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체중이 50파운드(약 22.6kg) 늘었으며 당뇨 전조 증상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셰리 퍼거슨 / CNN


그녀는 오젬픽 투약 이후 38파운드(약 17kg)를 감량했다. 그런데 그녀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겪었다.


흡연자인 그녀는 연초담배를 전자담배로 교체하는 등 오랫동안 금연을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오젬픽을 투여한 뒤 달라졌다.


"지난 수년간 사용해 왔던 연초담배와 전자담배가 더 이상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매우 이상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오젬픽 투여 이후 술도 덜 마시게 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축구 경기를 관람하면서 술집에서 맥주 여러 잔을 마셨지만, 이제는 한 잔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런 부작용을 겪은 것은 그녀뿐만이 아니다. 오젬픽 또는 세마글루티드가 포함된 유사한 약물을 사용한 뒤 중독성 관련 행동에 변화가 있었다는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됐다.


이에 현재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의과대학 체중 및 섭식 장애 센터는 현재 세마글루티드 성분이 장기적으로 식욕 등 욕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과거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도 관련 동물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세마글루티드를 설치류에게 투약하자 폭음과 의존성 알코올 섭취가 눈에 띄게 줄었다.


해당 연구는 결론에서 세마글루티드가 새로운 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제로서의 잠재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보건원에서는 세마글루티드의 마약 중독 완화 효과도 연구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펜타닐' 중독을 세마글루티드로 완화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다만 이런 원리를 이용해 중독 완화 약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