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0일(금)

동성애 군인들 치료해 주겠다며 전기로 고문했던 나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과거 동성애는 치료받아야 할 정신병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나치는 동성애를 전염병으로 치부해 동성애자들을 색출했다.


과거 한 나라는 동성애를 치료하겠다며 성소수자 군인들을 전기로 고문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과거 한 국가가 동성애자들 군인을 대상으로 전기 고문을 했었다는 보고서를 입수해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전기 충격 요법 치료 하는 모습 / GettyimagesKorea


동성애 군인들을 '치료 명목'으로 전기 충격 치료를 한 국가의 정체는 바로 영국이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영국 군대의 동성에 혐오에 대한 역사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애 성향을 가진 영국 군인들은 비교적 최근인 1990년대까지 의사들로부터 성적 취향을 바꾸기 위한 치료를 강요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공개된 연구 결과에는 1967~2000년 영국 정부 주도 아래 동성애 군인들 상대로 전기 충격, 협박, 성추행 등이 자행됐다는 익명의 진술 1000건 이상이 포함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 괴롭힘 등으로 전·현직 군인들이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강제 전역 조치를 당한 충격으로 알코올 중독에 빠지거나 노숙 생활을 전전하는 경우도 파악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동성애를 이유로 강제 전역 당한 군인들은 연금 대상자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피해자 중 한 명은 블룸버그와의 익명 인터뷰에서 "나는 정신과 의사를 만나기 위해 병원으로 보내졌고, 그들은 내 머리에 전극을 부착했다. 이후 여자 사진을 보여주면서 뇌에 전기 충격을 가했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테렌스 이더튼 영국 상원의원은 "육·해·공군 수장들이 성소수자 군인들에게 개별 사과문을 보내고 박탈된 이들의 군 계급을 복구시켜야 한다.국가에 대한 헌신으로 받은 그들의 훈장도 모두 공식 인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