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잘나가는 모델이었다가 '거식증' 걸려버린 여성의 안타까운 변화

The Limited Times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미디어에 등장하는 마르고 예쁜 연예인을 동경하며 어린 나이에도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로 인해 거식증과 같은 심각한 섭식 장애를 앓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이는 건강에 치명적이다.


한 여성은 거식증을 앓다가 3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0년 이상 거식증을 앓던 모델 카린 바우만(Karin Bauman)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좌) 거식증에 걸리기 전 바우만의 모습, (우) 거식증에 걸린 후 바우만의 모습 / The Times of Israel


바우만은 이스라엘의 슈퍼모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형제자매 5명 모두 모델 활동을 했다.


바우만 또한 17살에 슈퍼모델로 정식 데뷔했다.


그녀는 14살에 이스라엘 전국 청소년 미인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빼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직업 특성상 엄격하게 체중을 조절해야 했다.


직업적 압박과 슈퍼모델 집안이라는 타이틀로 인해 바우만은 점차 외모에 대한 불안을 느끼게 됐다.


결국 그녀는 과도한 체중 조절로 인해 22살 때부터 거식증에 시달렸다.



꾸준히 치료받았지만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상황은 점차 심각해졌다.


삐쩍 마른 몸은 뼈를 드러냈고 아무리 작은 옷을 입어도 금세 흘러내렸다. 밥을 먹지 못해 수액을 통해 필수 영양분을 공급해야 했다.


머리카락은 하얗게 세고 가늘어졌으며 잦은 구토로 인해 부식된 치아는 일부가 빠진 상태였다.


STMEGI


그녀는 말소리도 크게 낼 수 없어 늘 속삭이듯 말했고 눈물도 흘리지 못했으며 지방이 없기 때문에 꼬리뼈가 지탱할 수 없어 앉을 수도 없었다.


거식증과 10년 넘게 싸워온 결과 신체가 생존 능력의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Instagram 'yudit_bouman'


바우만은 지난해 리미티드타임스(The Limited Times)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을 줄이다가 17살에 처음으로 구토를 했다. 점심을 두 입 먹고 바로 토해버렸다. 구토는 더 심해졌다. 나는 섭식 장애가 있는 사람과 친구가 됐고 그녀는 나에게 구토 방법, 완하제 등 모든 방법을 알려줬다. 나는 비밀리에 음식을 먹고 구토를 하기 시작했고 파티에서 기절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3살 때 화장실 문을 잠그는 것을 잊어 엄마가 모든 것을 알게 됐다. 내 키는 169cm였고 당시 몸무게는 43kg이었다"라고 덧붙였다.


Dani Shem-Tov/Knesset


힘든 치료를 견디던 바우만은 2022년 엄마에게 지친 심정을 털어놓으며 치료를 중단하고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고백했다.


결국 그녀는 코로나19 감염으로 병세가 악화돼 텔아비브의 이칠로프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후 지난달 23일 향년 3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망 당시 바우만의 몸무게는 23kg에 불과했다.


Instagram 'yudit_bouman'


그녀의 일기에는 '칼로리 음료 한 병을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 체중을 다시 늘리고 싶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싶다. 절망에서 벗어나 하루만 더, 일주일만 더, 한 달을 더 살아남고 싶다. 죽고 싶지 않다'라는 글이, 마지막 페이지에는 '나는 삶을 포기하기로 결심했다'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바우만만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에서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메이 골란(May Golan) 이스라엘 여성진흥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바우만의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친애하는 소녀와 여성 여러분, 자신을 돌보고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세요. 사회나 언론이 당신에게 어떤 지시를 내리든 상관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