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코로나19 끝나면서 마스크 벗자 돈 주고 '미소 수업' 받는 일본인들

毎日新聞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최근 일본에서 '미소 수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는데, 마스크를 벗은 후 자연스러운 웃는 표정을 원하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일본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마스크 착용은 권고사항이었을 뿐 법적으로 강제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본인은 마스크를 썼다. 코로나 전에도 알레르기나 오염된 공기를 막기 위해서, 또는 예의상 다른 사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수십 년간 마스크를 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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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에티켓 트레이너인 가와노 게이코는 IBM 등 기업 사무실부터 양로원까지 돌며 지난 6년 동안 4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미소 짓기를 가르쳐 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다가 엔데믹 시기를 맞이해 수강생이 다시 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올해 2월 마스크 착용 자율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기와노가 운영하는 업체 '에고이쿠' 강의 신청자는 4.5배 증가했다. 


가와노는 "사람들이 그간 뺨과 입 근육을 잘 쓰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리기 시작했다"며 "이 근육을 갑자기 쓸 수는 없다.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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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수업은 1시간짜리 대면수업과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요가를 하고 입꼬리 근육을 당겨 광대뼈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을 한다. 


업체 홈페이지에 따르면 개인 수업 강의료는 7700엔(한화 약 7만 5000원)이다. 정치인·경영자나 구직자를 위한 특화 과정도 있다. 


8만엔(약 78만원)짜리 일일 자격증 코스도 개설돼 있다. 


가와노의 트레이드마크인 '할리우드 스타일 미소 기법'은 초승달처럼 휘어진 눈과 동그랗게 부푼 뺨, 끌어올린 입꼬리와 진주처럼 하얗게 드러난 8개의 치아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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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과거에도 미소 수업이 있었다. 하지만 주로 소매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었다. 


일본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미소를 짓는 것보다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일이 더 중요하게 인식됐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 마스크의 역사를 연구해 온 스미다 도모히사 게이오대 방문연구원은 "미소 수업은 매우 서구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