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보다 데뷔 빨라...'초롱이' 역 맡은 배우 고규필, 알고 보니 연기 경력 30년 차 베테랑 배우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오늘 어떻게, 스텝 한번 밟아?"
영화 '범죄도시3'를 봤다면 음성인식이 되어서 들렸을 것이다.
마두석(마동석 분)과 엄청난 캐미를 자랑한 초롱이(고규필 분)는 '범죄도시3'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했다.
'범죄도시' 이전 시즌까지 개그 담당(?)은 장이수(박지환 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초롱이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연기력도 훌륭한 초롱이, 아니 초롱이 역을 맡은 배우 고규필. 왜 이런 배우가 이제야 나타난 걸까.
사실 고규필은 1993년 개봉한 영화 '키드캅'에 아역배우로 출연한 배우다. 연기 경력으로만 따지면 무려 30년이다. 어쩌면 극 중 주역을 맡은 마동석보다도 연기 선배다. 마동석은 2004년 개봉한 영화 '바람의 전설'로 국내에 데뷔했다.
고규필은 2003년부터 드라마·영화 가릴 것 없이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그러나 '범죄도시3'를 찍었을 때처럼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지는 못했다.
배우란 직업은 대중에게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직업이다. 고규필은 크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적이 없어 한 차례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연기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영화 '베테랑' 출연이 터닝포인트가 돼
그는 뉴스1과 한 인터뷰에서 "연기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 있다"고 고백한 적 있다. 인터뷰 중 고규필은 "어느 날 어머니가 방에 들어와서 '너 연기 그만해'라고 하시더라. 다들 연기를 말려도 어머니는 늘 응원해 줬는데, 그런 분이 그만두라고 하시니 깜짝 놀랐다. 그래서 '어 나도 그러려고 했어'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후 고규필은 친구·동료들과 밤·낮 없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연기와 거리가 멀어진 셈이다. 그러던 와중, 고규필은 동료 배우에게 영화 '베테랑'에서 단역 출연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이 제안은 배우 고규필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베테랑'에서 '순경1'이라는 단역을 맡은 고규필은 대중들에게 눈에 띄었다. 고규필은 "제작부 한 친구가 '너 이 영화 개봉하면 일 많아질 것 같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친구는 예언가였던 걸까. 정말 고규필은 '베테랑' 이후 훨훨 날기 시작했다.
베테랑 출연 이후 영화 '뷰티 인사이드', '너의 결혼식' 등에 출연하고, 드라마 '또 오해영', '검법남녀', '뷰티 인사이드', '배가본드', '사랑의 불시착', '열혈사제', '편의점 샛별이' 등에 출연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고규필은 '범죄도시3'를 통해 인생 캐릭터 초롱이를 만나면서 연기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추후 그가 어떤 활약상을 보여주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범죄도시3'의 관객 수는 개봉 5일 만에 450만 명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