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6일(목)

"진범은 따로 있다...난 시킨 대로 했다" 첫 조사서 경찰 속이려 뻔뻔하게 거짓말한 정유정

지난달 26일 정유정이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여성 살해 후 집에서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는 모습 / KBS뉴스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과외중개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첫 경찰 조사서 "진범은 따로 있다"며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7일 새벽 경찰에 붙잡힌 이후 첫 경찰 조사에서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했다.


정유정은 당시 조사에서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모르는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고 이 사람이 시신을 유기하라고 시켰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 체포돼 오면서 횡설수설하는 등 믿을 수 없는 말을 계속했다.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라거나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그랬다'"라며 범행을 부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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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의 이런 거짓말은 금방 들통 났다. 정씨 말고는 피해자의 집을 드나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경찰이 CCTV 등을 통해 확인하면서다.


정씨는 지난 2일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되면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며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이었던 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A씨(20대)의 집에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휴대전화 등을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정씨는 범행 3개월여 전부터 휴대폰으로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범죄 수사 전문 방송 프로그램'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관련 내용을 찾아봤다. 도서관에서는 범죄 관련 소설 등을 빌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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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과외 중개 앱에 학부모 회원으로 가입하고, 지난달 24일 영어를 가르치는 A씨에게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엄마인데 영어 과외를 받게 해주고 싶다"는 문자를 보내며 접근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4시쯤 정씨는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중학생인 것처럼 속여 A씨의 집을 찾았다. 미리 준비한 흉기를 숨기고 들어간 정씨는 피해자가 혼자 있는 것을 확인한 뒤 흉기를 휘둘렀다.


A씨를 살해한 후 마트에서 락스와 비닐봉지 등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 후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가방을 챙긴 뒤 A씨의 집에서 시신을 훼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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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이튿날 시신 일부를 캐리어에 보관한 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의 낙동강변 풀숲에서 시신을 유기했다.


이 모습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정씨는 27일 오전 6시쯤 한 병원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시신을 유기한 풀숲은 평소 정씨가 산책을 간 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할아버지와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일 오전 살인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정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