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경찰관 한 명의 사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청주시 보행자 교통사고 감소에 큰 역할을 했다.
경찰청 교통관리시스템(TCS)에 따르면 청주시 횡단보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17년 131건에서 2021년 75건으로 두 배 넘게 감소했다.
평범한 횡단보도처럼 보이는데, 과연 어떤 점이 달라진 걸까.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크랩 KLAB'에는 "평범해 보이는 청주의 횡단보도가 특별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청주지역의 횡단보도는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횡단보도와 다를 바가 없다.
딱 하나 다른 게 있다면, 청주지역 주요 교차로의 차량 정지선을 횡단보도와 기존 2m보다 더욱 먼 최대 5m까지 이격 설치했다는 점이다.
교차로 내 정지선 이격 설치 작업은 경찰 생활 31년 중 22년을 교통과에서 근무한 최인규 경찰관의 단순한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그는 보행자 교통사고의 40%가 교차로 내에서 발생하는 것을 보고 문제점을 진단하다가 횡단보도와 차량 정지선 간 거리가 2m 내외로 짧다는 것을 발견했다.
도로교통법과 경찰청 교통노면표시 설치 매뉴얼상 2m도 문제가 되진 않지만, 차량이 정지선을 넘어 정차하면 안전거리가 부족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의 아이디어로 충북 경찰은 정지선을 설치 기준의 최대치인 5m 간격으로 이격 설치하기 시작했고,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2018년 정지선 5m 이격 설치한 이후 횡단보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113건에서 2021년 75건으로 줄었다. 발생 건수가 42.7% 줄어들면서 전국 평균(20.6%)보다 두 배 넘게 감소했다.
정지선 이격 개선사업은 큰 비용 없이 차선 도색만으로 보행 환경 개선을 할 수 있어 창원시, 동해시 등 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전국 도입 시급하다", "횡단보도와 정지선 사이 거리가 멀어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안전하다고 느껴진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