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길거리서 남친에 잔혹하게 살해된 인도 16세 소녀...시민들은 못 본 척 지나갔다

인도 뉴델리 길거리에서 16세 소녀가 살해되는 동안 제지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한 행인들 / BBC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인도 수도 뉴델리 주택가에서 20세 남성이 16세 여자친구를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시 행인들은 범행을 목격하고도 대부분 못 본 척 그냥 지나갔다.


지난 30일(현지 시간) 인도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전날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16세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20세 남성 사힐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살해된 여성과 피의자는 연인 관계로, 사건 발생 몇 시간 전 다툼을 벌인 끝에 남성이 우발적으로 여성을 살해했다.


BBC


앞서 지난 28일 오후 8시 45분께 사힐은 델리 북부지역의 한 길거리에서 흉기와 콘크리트 석판 등을 사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사힐의 범행을 담은 CCTV 영상을 보면 사힐은 최소 10명의 행인이 지나다니는 가운데 소녀를 무자비하게 살해한다.


잔혹한 범죄 행각은 최소 1분 30초가 넘도록 이어졌는데, 주변에는 십여 명의 사람이 있었지만 A씨는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남성 한 명이 그를 피해자에게서 떼어놓으려고 했지만, 이내 물러나고 말았다.


해당 영상은 SNS에서 빠르게 확산했고, 많은 누리꾼은 사힐과 무신경한 행인들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이 사건으로 소녀는 세상을 떠났고, 소녀의 아버지는 "딸이 길바닥에 누워있는 것을 봤다. 아무도 내 딸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에 화가 난다"면서 "그들이 딸을 도와줬다면 딸은 살았을지도 모른다. 행인들이 당시 사건 영상을 찍기도 했다는 말도 들었다. 딸이 너무 보고 싶다"고 CNN에 말했다.


뉴델리 행정 책임자 알빈드 케지리왈은 트위터를 통해 "미성년자가 델리에서 잔인하게 살해됐다. 매우 슬프고 유감스럽다"며 "범죄자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다. 경찰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인도에서는 지난 2012년 12월 물리치료를 공부하던 23세 여성이 델리 시내의 한 버스 안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해 사망한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여성의 동행자로 같이 폭행당한 남성은 "둘 다 다쳐서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약 25분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했다.


인도에서는 살인, 성폭행 사건 등 여성에 대한 범죄 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인도 국립범죄통계국에 따르면 2020년 발생한 여성 범죄는 2013년에 비해 2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