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0일(금)

대만 마지막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별세...향년 92세

TWRF 홈페이지 캡처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대만의 마지막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가 별세했다. 향년 92세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대만 매체 중국시보는 대만의 마지막 위안부 생존자였던 차이 할머니가 지난 10일 저녁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대만여성구조기금회(TWRF)는 생전 조용히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차이 할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발인이 끝난 후 뒤늦게 부고 소식을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이 할머니의 죽음으로 대만 정부에 등록된 대만인 위안부 피해자 58명은 이제 모두 세상을 떠났다.


대만 중국시보 캡처


이로써 더 이상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받을 수 없게 됐다.


TWRF 측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들의 모습과 정신은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가슴 깊이 추모의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할머니들의 죽음으로 인해 위안부의 역사적 진실이 사라지지 않도록 대만의 강의 계획서, 역사책 등에 기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끝까지 다툼을 계속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실제로 기금회는 "일본 정부가 대만인 위안부에게 공식적인 배상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의 폐해, 여성에 대한 젠더 폭력의 폐해와 권력의 통제를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하며, 일본 정부에 할머니와 유족들에 대한 사죄와 보상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옛 일본대사관 바라보는 소녀상 / 뉴스1


한편 대만의 마지막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로 알려진 차이 할머니는 동부 화롄 지역의 원주민으로 당시 나이가 가장 젊은 위안부 피해자로 알려졌다.


차이 할머니는 지난 2000년 각국의 민간 단체들이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군 위안부 등 일제의 성폭력 범죄 문제를 다룬 '여성국제전범법정'에 참석하기도 했다.


차이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지난 1995년 7월 19일 발족한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국민 기금'을 통해 비공식적인 사과와 보상금을 지급받은 바 있다.


제139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 뉴스1


생전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세탁, 간호, 식당 업무 등으로 대만을 떠났지만 결국 성접대를 하는 위안부로 끌려가 일본군의 성 노리개가 됐다.


피해자들은 하루 평균 세 명 이상의 일본군을 상대해야 했으며 일본군은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피임약을 강제로 먹이는가 하면 강제로 자궁을 드러내는 만행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한 분이 별세하면서 정부에 등록된 생존 할머니의 수는 한자릿수인 9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