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7일(금)

"원숭아 죽어" 인종차별 당한 레알 마드리드 비니시우스, 결국 눈물 흘렸다

Youtube 'GOL PLAY'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경기 도중 상대 팬들의 '원숭이', '죽어라' 등 심각한 인종차별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지난 22일(한국 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소재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 간 2022-20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사건은 경기 도중 발렌시아 홈 팬들이 레알 마드리드 비니시우스를 향해 인종 차별적 발언을 쏟아내며 시작됐다. 


발렌시아 경기 내내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 "죽어라" 등 욕설을 퍼붓고 팬석에 가까워질 때면 쓰레기를 던지기도 했다. 이런 장면은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인종차별 행위를 한 팬을 가리키는 비니시우스 / GettyimagesKorea


경기 후반에는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나는 상황도 발생했다. 후반 23분 비니시우스가 왼쪽 측면을 돌파하는 도중 수비수가 경기장에 있는 다른 공으로 비니시우스가 드리블하던 공을 정확히 맞혔다.


동점 골로 이어질 수 있었던 기회를 황당하게 놓치게 된 상황이다. 주심이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후에도 선수들 사이에서는 신경전이 벌어지며 격양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도 발렌시아 팬들의 인종차별 발언들이 쏟아졌다. 결국 비니시우스는 골대 뒤편 관중과 삿대질하며 설전을 벌였다. 


비니시우스는 주심에게 특정 관중을 가리키며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싸움을 중재하는 양 팀 선수들 / GettyimagesKorea


당시 혼란 속에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까지 중재에 나서며 약 10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비니시우스를 말리다가도 관중에 같이 항의하는 등 좀처럼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내 발렌시아 주장 호세 가야가 비니시우스를 진정시키고 관중들을 향해 경고를 보내며 경기가 재개됐다.


그러나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양 팀 선수들이 감정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비니시우스가 상대 선수를 가격한 것이 VAR을 통해 발견돼 결국 퇴장당했다.


발렌시아 골기퍼 조르지 마마르다슈와 충돌 하는 비니시우스 / GettyimagesKorea


일각에서는 발렌시아 선수가 먼저 비니시우스의 목을 졸랐고 그 선수를 가격한 비니시우스만 퇴장당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퇴장으로 경기장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자신에게 쏟아지는 원숭이 구호에 비니시우스는 체념한 듯 담담히 라커룸으로 향했다.


경기 후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아무렇지 않게 이뤄진다"며 분노를 표했다.



이어 "한때 호나우지뉴, 호나우두, 리오넬 메시가 뛰었던 리그는 오늘날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것이 됐다"며 "라리가 사무국의 대처를 보면 인종차별을 장려하는 것 같다. 스페인은 인종차별 국가로 인식된다"고 말해 인종차별 행위를 방관하는 프리메라리라 사무국과 스페인 축구계를 꼬집었다. 


그는 끝까지 인종 차별자들에게 맞서 싸우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비니시우스의 이 같은 메시지에 팀 동료 벤제마를 비롯해 음바페, 네이마르 등 동료 축구 선수들은 게시글을 공유하며 그를 감쌌다.



상황을 파악한 레알 마드리드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벌어진 사건을 강하게 규탄한다. 인종 차별적 공격도 증오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실을 조사하고 책임을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법무 장관실과 검찰청에 해당 사건을 제기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사건의 중심인 발렌시아도 인종차별 규탄을 알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우리는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인종차별을 한 팬을 색출했으며 관련된 팬들은 앞으로 영원히 경기장 출입을 하지 못한다. 경찰 및 관할 당국과 협력해 정확한 정황을 파악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