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손 꽉 문 기계 폭발 직전 '맥가이버 칼'로 자기 팔 직접 잘라내 목숨 건진 남성

BBC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한시라도 지체하면 뜨거운 불에 삼켜질 극한의 상황, 기계에 손이 끼어버려 도망칠 수 없을 때 다른 손에 칼이 쥐어져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지난 21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유니래드(UNILAD)는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스스로 자신의 손가락을 절단한 남성의 사연을 재조명했다.


이 충격적인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농부 샘슨 파커(Sampson Park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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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는 2007년 9월 11일 오후 옥수수밭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옥수수를 수확하던 중 옥수수를 탈곡하는 기계로 인해 사고를 당했다.


탈곡하는 롤러에 몇 개의 옥수수 줄기가 끼어있자 그는 작동 중인 기계에 손을 뻗어 줄기를 빼내려 했다. 하지만 롤러는 그대로 장갑을 낀 그의 손을 물었다.


파커는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허허벌판에 있는 그의 밭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한 시간 넘게 손을 빼내려 했지만, 손은 더욱 깊숙이 기계에 들어가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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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점점 마비되자 그는 롤러를 구동하는 체인과 스프라켓 사이에 옆에 있던 막대를 끼워 넣은 후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기로 했다.


파커는 이를 악물고 주머니에서 작은 주머니칼을 꺼내 끼인 손가락을 잘랐다.


하지만 손가락을 완전히 자르기 전 막대가 스프라켓에 부딪히면서 불꽃이 튀었고 바닥에 있던 쓰레기에 불이 붙었다.


이때 그는 자신의 팔을 자르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죽게 될 것임을 깨달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파커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피부가 마치 플라스틱처럼 녹아내렸다. 나는 여기서 죽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계속 싸웠고 기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자신의 팔을 잘라냈다.


파커는 자신의 살을 도려낼 때 거의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내가 느낀 유일한 고통은 신경이 느껴질 때였다. 팔을 자를 때 신경을 느낄 수 있었다. 뜨거운 불길은 팔을 자른 충격으로 기절하지 않게 해줬다. 화재가 아니었다면 나는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커는 뼈가 부러진 채로 바닥으로 떨어졌고 기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가 일어나자 마침내 옥수수 탈곡기가 폭발했고 그 힘에 의해 파커는 약 5피트(약 1.5m) 뒤로 튕겨져 불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파커는 "기계에서 벗어낫을 때 팔에서 피가 솟구치면서 폭발에 의해 날아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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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고비를 넘긴 파커는 픽업트럭에 올라 시동을 걸고 고속도로로 차를 몰고 나가 주차를 하고 지나가는 차량에 손을 흔들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무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는 다시 트럭을 몰고 도로 한가운데로 향한 뒤 세워 차들을 멈추게 하려 했지만, 그때도 운전자들은 갓길로 차를 몰고 그를 피했다.


당시 피를 많이 흘려 그의 피부색은 잿빛이 된 상태였다. 다행히 얼마 후 더그 스핑크스(Doug Spinks)라는 남성이 그의 앞에 멈춰 섰다.


스핑크스는 구조대에 연락했고 파커는 구조 헬리콥터를 타고 병원에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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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는 화상 센터에서 3주를 보낸 후 아내와 세 자녀가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현재 파커는 의수를 장착하고 생활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농부들에게 "절대 기계 안에 손을 넣지 말아라. 나는 실수를 했다. 손을 대면 안 될 곳에 손을 댔다"라고 경고했다.


파커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무서웠을 텐데 정신력이 대단하다", "진짜 큰일 날 뻔했다", "얼마나 아팠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