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창틀에 앉아 대변 세례 퍼붓는 민폐 비둘기떼들 잡아 날개 부러뜨린 할아버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평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비둘기가 도심에서는 이제 천덕꾸러기 신세가 돼버렸다.


거리와 공원 등을 점령한 비둘기들을 '닭둘기'라고 부르며 민폐덩어리로 취급한다.


홍콩에서도 도심을 점령한비둘기 떼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 60대 남성이 민폐 비둘기 떼들을 견디다 못 해 다리를 부러뜨리는 행동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정관오 지역의 비둘기들 / The Standard


지난 18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더스탠다드는 홍콩 정관오 지역에서 야생 비둘기를 잡아 날개를 부러뜨린 행동을 반복한 66세 취 모 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취 씨는 얼마 전 다니던 회사에서 은퇴한 뒤 주로 공원에서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현장에 잠복, 취 씨가 비둘기들을 무작위로 잡은 뒤 몇 초 후 풀어주기를 반복했는데, 그가 잡았던 비둘기를 차례로 확인한 결과 날개가 부러지거나 꽁지가 잘려있는 등 훼손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비둘기 학대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취 씨 사건이 현지 매체와 SNS 등을 통해 공개된 직후 이 지역 주민들은 경찰의 '지나친 수사'라면서 오히려 취 씨를 두둔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정관오 지역에 거주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익명의 주민은 "비둘기의 개체 수가 많아서 주민들의 생활에 큰 불편이 되고 있다. 성가진 존재가 된 비둘기를 괴롭힌 것을 가지고 경찰들과 동물보호협회 전문가들이 출동해 주민을 잡아갔다는 소식은 솔직히 좀 충격적이었다"고 오히려 취 씨 편에 선 듯한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주민 위엔 씨는 "창문을 열면 매번 창틀이 비둘기들이 떼로 앉아 있다. 정말 짜증난다"면서 "빨래를 해서 창밖에 깨끗하게 말리고 싶어도 비둘기들이 떼로 날라와서 더렵힌다. 정말 성가신 일이며 비둘기의 존재는 주민들의 생활 환경을 더럽히는 것에 불과하다. 이것이 비둘기를 없애고자 하는 욕구가 체포의 이유가 되느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