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현대자동차에서 '포니 쿠페' 공개 행사를 열었다.
19일(현지 시간) 현대자동차는 전현직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해 이탈리아에서 '포니 쿠페' 공개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실차 공개와 별개로 현대차는 다음 달 포니 개발사와 함께 도면 등을 담은 별도의 책자를 펴낼 예정이다.
포니 쿠페는 지난 1974년 토리노 모터쇼 콘셉트카로 제작됐던 현대차의 2도어 모델이다. 당시로서는 매우 선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쐐기형 패스트백 디자인을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포니 쿠페의 디자인은 이탈리아 몬칼리에리에 본사를 둔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전문 기업 '이탈리아인 주지아로'의 창업자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담당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주지아로에게 포니 쿠페의 초기 모델 디자인을 대부분 맡겼다고 한다.
포니 쿠페는 특히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영화 '백 투 더 퓨처' 속 '들로리안 DMC-12'와 닮은 디자인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다만 포니 쿠페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예상 판매량 등 채산성 문제로 양산을 결정하지 못하다가 1981년 8월 생산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현대차는 포니 쿠페를 공개하는 장소로 이탈리아를 선택했다.
포니 개발에 참여했던 이충구 전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의 시작인 포니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그 시작을 잊지 말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포니 쿠페를 복원하기 위해 2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반세기 가까이 창고에 보관돼 있던 포니 쿠페 마스터 설계도를 찾아내 차량 복원에 활용하기도 했다.
다만 현대차는 포니 쿠페 대량 생산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포니 쿠페를 양산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다만 향후 스마트 팩토리 등을 활용한 소규모 맞춤형 생산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잠들어 있던 포니 쿠페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포니의 디자인을 활용해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양산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포니 쿠페 디자인을 계승한 'N 비전 74'를 공개했다. 두 모델은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한다고 밝혔던 현대차는 'N 비전 74'가 전 세계적인 호평을 받자, 단순한 복원에서 그치지 않고 양산까지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현대차의 첫 번째 자동차인 포니 쿠페가 복원된다면 현대차에도, 소비자들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