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0일(금)

유명 콘택트렌즈 검사해 봤더니 '암 유발' 화학물질 검출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New York Post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최근 미국의 한 연구팀이 콘택트렌즈에 위험 수준의 암 유발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다수의 소프트렌즈가 암, 간 및 신장 질환, 자가 면역 질환, 불임 문제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관련된 화합물이 포함됐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미국 대학의 연구원들은 과불화화합물(PFAS)가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18쌍의 소프트 콘택트렌즈를 테스트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PFAS란 제품이 물과 얼룩, 열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쓰이는 약 1만 5,000여 종의 화학물질로 자연 분해되지 않아 '영구 화학물질'이라 불린다.


식품 용기, 조리기구, 의류, 가구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지만, 암과 태아합병증, 간질환, 신장질환, 자가면역질환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PFAS는 호르몬과 난자 생산 및 기능에 영향을 미쳐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유발하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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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테스트는 친환경 웰빙 커뮤니티 마마베이션( Mamavation)과 인바이론멘탈 헬스 뉴스(Environmental Health News) 공중 보건 블로그가 의뢰하고 환경보호국 인증 실험실에서 실시됐다.


연구팀은 아큐브(Acuvue), 알콘(Alcon), 쿠퍼비전(Coopervision) 등 유명 브랜드의 렌즈에서 출시된 소프트렌즈에서 유기불소를 찾았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연구원 스콧 벨쳐(Scott Belcher)는 영국 가디언(Guardians)과의 인터뷰에서 "렌즈에 거의 순수한 PFAS가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검출된 플루오린(Fluorine)은 105ppm에서 20,700ppm 사이 수준으로 확인됐다.


매체에 따르면 이는 테스트한 모든 콘택트렌즈가 100ppm을 초과했음을 의미하며 미국환경보호청(EPA)에서 식수에 포함됐을 때 안전하다고 간주하는 최고 수준보다 50,000배 많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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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불소 함량이 가장 높은 3가지 렌즈는 20,000ppm 정도가 검출된 '알콘 에어 옵틱스 난시용(하이드라글라이드 무포함)'와 스마트쉴드 기술이 적용된 '알콘 에어 옵틱스 컬러'(20,700ppm), 데일리용 '알콘 토탈30 콘택트렌즈'(20,400ppm) 등이었다.


가장 낮은 수치의 유기불소가 검출된 렌즈는 '아큐브 오아시스 위드 하이드라클리어 플러스 자외선차단 렌즈'(113ppm)와 '알콘 데일리 토탈 원데이 아큐브 난시용'(106ppm)이었다.


미국에서 검사된 콘택트렌즈와 성분이 동일한 제품이 한국에 수입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매체는 해당 화학물질은 매우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공급망 전체에 걸쳐 제품에 의도치 않게 첨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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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독립 및 학계 연구자들은 화장지, 플라스틱 식품 용기, 과일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서 이러한 화학 물질을 발견했다.


현재 미국 일부 주에서는 화장품 및 기타 소비재에 화학물질의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으나, 콘택트렌즈에 대한 주 차원의 법률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메인주(Maine)는 2030년부터 PFAS 사용이 불가피한 제품을 제외하고 의도적으로 PFAS를 추가한 모든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PFAS를 비롯해 비스페놀, PVC 플라스틱, 난연제 등 독성을 포함한 모든 화학물질의 사용금지를 담은 'EU리치(EU REACH)' 개정안을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