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일제 강제동원 피해 당사자인 양영수 할머니가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11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1929년 광주에서 태어난 양 할머니는 1944년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에 동원됐다. 

양 할머니는 생전 진술에서 "아버지는 늘 일본 경찰에 쫓겨 다녔고, 오빠는 징용으로 끌려간 상황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공부도 공짜로 할 수 있다'는 일본인 교사의 권유를 받고 일본행을 택했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에서의 생활은 감옥살이와 다름없었다. 비행기 부속품에 페인트칠을 했지만 변변한 장구류가 지급되지 않아 고통을 받았다. 해방 이후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곱지 않은 주변 시선에 한동안 일본에 다녀온 사실을 숨기고 살았다. 

지난 2014년 2월 양 할머니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두 번째 손해배상 소송 원고로 참여했다. 

1-2심 재판부는 양 할머니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했지만 2018년 12월부터 대법원에 상고심이 계류 중이다. 

유족으로는 슬하에 딸 1명이 있으며, 빈소는 대구기독병원장례식장이다. 발인은 오는 13일, 장지는 대구명복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