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SpaceX)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위한 인공위성이 밤하늘을 덮고 있다.
스타링크는 지구의 가장 외딴곳에서도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거대한 위성 시스템으로 지난 2015년 스페이스X에서 개발하고 운영 중에 있다.
이미 지구 궤도에 발사된 위성은 올해 2월 기준 3580개다.
스페이스X는 향후 1만 2000개의 위성 별자리를 구축할 계획이며 추후에는 4만 20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공위성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세틀라이트 맵'에서는 실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스타링크 위성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사이트를 보면 지구를 원통형으로 감싸고 있는 둥근 점들을 볼 수 있다. 이 점 하나하나가 모두 스타링크 위성이다.
확대해서 보면 점마다 숫자가 적혀 있는데 이는 위성들의 고도를 나타낸다.
가끔 여러 개의 위성이 일렬로 지나가는 모습도 보이는데 마치 열차처럼 보여 '스타링크 트레인'이라고 부른다.
혁신적으로 보이는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는 다양한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현재의 시점에서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빛 공해'다.
지난 3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는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초대형 인공 별자리'에 대한 환경 규제를 촉구하는 여러 편의 기고문과 연구 논문이 실렸다.
인공위성이 자체적으로 내뿜는 불빛,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면서 발생한 우주쓰레기가 반사한 태양 빛 등이 밤하늘을 밝히면서 천문학 연구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한 논문에 따르면 스타링크로 인한 빛 공해로 안데스산맥 봉우리에 자리 잡은 천문데 베라루빈 천문대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 기간이 1년가량 늘어나면서 약 285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쓰레기도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캐슬러 신드롬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캐슬러 신드롬이란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들이 충돌을 반복해 토성의 고리처럼 파손된 인공위성 잔해들이 지구를 감싸 인류가 지구 밖으로 진출하기는커녕 인공위성을 이용한 모든 기술이 중지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을 주장한 케슬러 박사는 GPS, 위성 통신 시스템 등 현대 기술 대부분을 쓸 수 없게 되어 인류 문명이 1960년대 중후반으로 후퇴할 수 있다고도 봤다.
다만 스페이스X 측은 스타링크 위성이 550km 궤도를 돌기 때문에 우주 쓰레기 문제에서 자유롭고, 수명이 다하면 몇 달간의 추진을 통해 스스로 궤도 이탈 후 대기권에서 연소하여 소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링크 계획이 실현된다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엄청나다.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며, 오지까지 인터넷을 연결해 재난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때 우크라이나 군의 통신에 지대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정부에서 인터넷 차단이 어려워져 정치·외교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정보격차 또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논란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스타링크가 앞으로 지구에 어떤 미래를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