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관광 공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일본 3대 시사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의 인터넷판 '데일리신초'는 해외 관광객 증가로 인해 부작용이 크다고 전했다.
매체는 수도권 가나가와현의 대표적인 역사 문화 관광지 가마쿠라를 첫 번째 사례로 들었다.
에노덴 가마쿠라코코마에역 건널목은 인기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에 등장하면서 해외 팬들에게 필수 방문 관광지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매체는 "전동차가 건널목을 통과할 때 사진을 찍기 위해 무턱대고 차도를 가로질러 돌진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며 "건널목 앞에 멈춰 선 차를 에워싸고 '사진 찍는 데 방해가 되니 빨리 비키라'며 창문을 마구 두드리는 장면도 볼 수 있다"고 했다.
건널목 인근 아파트에 사는 여성은 "한국이나 중국 등의 아시아계 관광객이 특히 많다"면서 "페트병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고, 아파트 단지 화단에 소변을 보기도 한다. 이들의 무례함에 골치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그는 "중국계로 보이는 관광객들이 한밤중 큰 소리로 싸운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마쿠라 시청으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아 건널목을 지키고 있는 경비원은 "호루라기 불면서 '뛰어다니지 말라, 화단에 올라가지 말라'고 소리치는데 말을 안 듣는다"고 했다.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센소지가 있는 아사쿠사 또한 관광객들로 붐빈다. 센소지 근처 한 카페 주인은 "음식을 사람 수만큼 주문하지 않는다. 동남아계 관광객 8명이 샌드위치 하나만 시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가게 안에 '촬영 금지'라는 안내문이 있는데도 멋대로 사진을 찍거나 외부 음식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불평을 늘어놓았다.
아사쿠사의 한 호텔 지배인은 "샴푸, 바디워시, 구둣주걱 등의 객실 내 비품을 가져가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난감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