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5성급 호텔, '멧돼지 감시용'으로 강아지 빗속에 묶어놔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서울 강북구의 한 5성급 호텔이 밧줄로 개를 묶어 놓고 빗속에 방치한 것으로 알려져 동물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호텔은 '펫 객실' 등 반려동물 친화 마케팅을 해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호텔의 이중적 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성급 호텔에서 키우는 강아지 관리가 이게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강북구 우이동에 위치한 5성급 호텔은 뷰도 좋고 시설도 좋았다"며 "호텔 뒤쪽에는 바로 북한산 산책로가 있더라. 그런데 산책 도중 강아지를 발견했는데 보면 볼수록 이상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비 때문에 몸이 다 젖은 강아지가 오들오들 떨길래 (강아지)집 안에 담요가 있나 하고 봤더니 밥그릇은 없고 사료만 잔뜩 쌓여있었다"면서 "아이는 집 안에 들어가지도 않고 그냥 문밖에서만 밥을 먹었다. 당연히 집 내부엔 따뜻한 담요 없이 맨바닥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목줄도 목줄이 아닌 밧줄이고, 무엇보다 얼굴 프린팅 같은 통발이 계속 옆에 있다 보니 애가 무서워하더라"라며 "30분간 지켜봤는데 중간중간 체크하는 직원도 없었다. 5성급 호텔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이렇게 관리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직접 호텔 측에 문의한 내용도 공개했다. A씨는 "(호텔 측에선) 멧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저렇게 해놨다고 한다"며 "멧돼지로부터 애를 보호하겠다는 건지 호텔을 보호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게 보호하는 방법이 맞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7일 호텔 측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호텔 측은 "야생동물 감시견과 관련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국립공원 내 위치한 특성상 겨울철 야생동물의 출현을 감시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다.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바로 옆 민가에서 키우는 감시견의 위치를 리조트와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7일 오전 감시견은 견주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이동 조치했다"면서 "병원 검진을 통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해당 사과문에 대해 A씨는 "아직 몸이 작은 아이를 감시견으로 데려왔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 '야생동물 감시견'이라는 워딩에 많은 생각이 드는 하루"라고 후기를 남겼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호텔에서 감시견이라니. 펜스를 치든 CCTV를 더 설치하든 여러 방법이 있었을 텐데" , "어떤 강아지는 비 맞으며 멧돼지 감시하고, 어떤 강아지는 호캉스를 하라는 거냐", "야생동물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국립공원에 호텔을?" 등의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