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한국을 방문한 일본의 유명 개그맨이 망원시장에서 자신의 침이 묻은 이쑤시개로 매대 음식을 집어먹는 '비매너' 행위로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논란이 됐다.
해당 장면을 송출한 방송의 아나운서가 대신 사과의 말을 전해 또 한 번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일본 TBS 아나운서 다무라 마코(27)는 당사의 아침 정보 프로그램 '러빗!(LOVE it!)'에서 "지난 2일의 방송 내용이 부적절했다"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앞서 2일 '러빗!'에서는 일본 개그맨 야마조에 칸(37) 등이 한국의 망원시장을 찾은 모습이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야마조에가 닭강정 가게 매대 위 음식을 자신이 쓰던 이쑤시개로 집어먹어 주변 출연자들과 가게 주인으로부터 지적받는 모습이 나왔다.
방송 이후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야마조에가 일본인 여행객의 이미지(인상)를 나쁘게 만들었다" 등 거센 비판이 쏟아졌고,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며 역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대해 아나운서 다무라는 5일 '러빗!' 방송 말미에 "프로그램에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야마조에의 문제 행동에 대해 대신 사과의 말을 전했다.
다무라는 "지난 2일 방송된 한국 여행 VTR 중에 출연자가 가게의 상품에 이쑤시개를 찔러 먹는 행위가 있어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지적을 받았다. 프로그램의 부적절했던 점 깊이 반성하며, 가게에는 직접 사과를 드렸다. 관계자와 시청자 여러분께도 불편을 드려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다무라의 사과 이후 일본 누리꾼들은 방송국의 대응이 적절치 않다며 다시 한 번 지적에 나섰다.
이들은 "왜 아나운서가 대신 사과해야 하나. 당사자나 방송 책임자가 사과하는 게 맞지 않는가", "아나운서가 대신하는 사과가 무슨 의미인가. 아나운서가 이런 일에 대해서 대신 사과하는 것이 매우 언짢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일본에서 남성의 잘못을 여성이 대신 사과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일본 유명 아나운서가 남편의 불륜 사실이 폭로된 뒤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일본 TBS 보도 프로그램 '뉴스23'의 메인 캐스터를 맡고 있는 아나운서 오가와 아야카는 남편의 불륜사실이 알려지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즉각적으로 사과했다.
국가대표 수영 선수 세토 다이야의 불륜이 발각됐을 때에도 피해자인 그의 아내 세토 유카의 자필 사과문이 더 길게 올라왔고, 유명 개그맨 와타나베 켄의 불륜 스캔들이 터졌을 때 그의 아내 배우 사사키 노조미가 "남편의 지각없는 행동으로 많은 분들을 불쾌하게 해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며 사과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도 "남편의 불륜에 대해 대체 왜 아내가 사과를 하냐"며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