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7일(금)

30대 초반에 고독사한 친구의 마지막 선물..."양아치 고향친구 13명 손절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힘들고 슬플 때 옆에 있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있다. 행복은 물론 고통도 함께 나눌 줄 아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이야기다.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진짜 친구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사연 하나가 전해졌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몇 년 전 친구 한 명이 고독사로 세상을 떠났다. 노동 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던 친구는 일을 마치고 피곤하다며 혼자서 쉬다가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나이 30대 초반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심장마비에 고독사, 몇 년 전 어머니를 떠나보낸 그는 그렇게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찾아오는 조문객마다 대성통곡을 했다.


고인이 된 친구 아버지와 친구의 회사 사람들은 영결식 운구와 절차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영정사진은 누가 들고, 운구는 누가할지를 의논하기 위함이었다. 


그 순간, 고향에서 온 친구 13명이 "저희 13명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모든 것을 다 책임질게요"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고향 친구 13명은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사우나를 다녀온다며 모두 사라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빈센조'


그들은 장례식장에서 주위 사람들은 신경 쓰지도 않고 고스톱을 치고 포커를 쳤다. 밤새 술을 마시고는 큰 소리로 떠들었다. 


한 친구는 몇 개월 뒤에 있는 자신의 결혼식을 홍보했다. 하늘나라로 떠난 친구 부모님의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장례식장은 '결혼식에 올 거야 말 거야'라는 소리로 울려 퍼졌다. 


그렇게 시끄럽던 친구들은 장례식 마지막 하루를 남기고 모두 사라졌다.


A씨가 직접 고향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시신 운구는 누가하냐, 영정사진은 누가 드냐? 사람이 없다. 와서 도와라"라고 했지만 다들 모른 척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장례식장에서 자신의 결혼을 홍보하던 친구는 "아버지가 외아들 시신 운구하시겠지", "네가 나서서 하고 싶지?"라고 했다. 


영결식 날 모은 친구는 13명 중 단 3명이었다. 


결국 떠난 친구의 회사 동료들이 운구를 맡았다. 친구는 화장장에서 한 줌의 재가 됐고, A씨는 홀로 남은 아버지를 집에 모셔다드린 뒤 돌아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그날 이후 고향 친구 13명과 인연을 끊었다. 이후 수년이 지나면서 가끔 부탁을 청하는 연락이 왔지만 모두 거절했다. 


A씨는 그러면서 13명 친구의 사연을 하나하나 열거했다. 


'명문대라고 거짓말하고 취업한 사기꾼', '친구한테 돈 빌려 유흥업소에서 술 마시는 신용불량자', '아내 두고 바람피운 불륜남', '아빠 퇴직금 노리는 철부지 아들' 등등.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공작도시'


그는 이어 "'사람 고쳐 쓰는 것은 아니다'는 말 완전히 공감한다"고 했다.


A씨는 "죽음 앞에서 사람이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면, 사람 결이 보인다"면서 "같은 지역, 같은 학교 다녔다고 친구가 아니다, 지금은 서로 선한 영향을 주는 좋은 지인 친구들이 있어 좋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먼저 가신 친구분께서 인생에 큰 선물을 주신 게 아닐까요?", "서른 초반까지 친구로 지낸 게 더 신기", "살면서 거를 놈들은 다 걸러야 함"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