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신장 이식 못 받아 가족들과 '이별 여행' 떠난 여성...반려견이 뛰어가 안긴 그 사람, 기증자였다

루시 험프리(왼쪽)와 반려견 인디(가운데), 케이티 제임스(오른쪽) / DailyMail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병으로 15년간 투병해오다 신부전 진단까지 받은 여성.


장기 기증만이 그녀를 고통 속에서 꺼내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기에 딱 맞는 기증자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녀의 반려견이 적절한 기증자를 찾아내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최근 장기 이식 수술을 받은 루시 험프리(Lucy Humphrey, 44)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DailyMail


험프리는 지난 2019년 병원에서 신장 이식을 받지 않으면 5년 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적절한 기증자가 나오지 않은 채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반포기 상태에 이르렀던 지난해 6월, 험프리는 연인 케니드 오웬(Cenydd Owen, 49),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이별 여행을 계획했다.


그러나 험프리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바람에 집에서 가까운 해수욕장으로 만족해야 했다.


DailyMail


험프리와 오웬이 적당한 곳에 캠핑카를 주차하고 바비큐를 준비하던 때였다. 갑자기 반려견 인디가 어디론가 뛰어가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기다려도 인디가 돌아오지 않아 결국 100야드(약 91m) 정도 떨어진 곳까지 찾으러 갔다가 한 여성과 만났다고 한다.


그녀의 이름은 케이티 제임스((Katie James, 40)였다. 인디는 제임스와 험프리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좀처럼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험프리는 인디가 그녀에게 위협적이게 행동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과의 뜻으로 바비큐 파티에 초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흔쾌히 바비큐 파티에 온 케이티는 험프리에게 술을 권했다. 하지만 투석 중이었던 험프리는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제임스는 깜짝 놀라며 "얼마 전에 신장 기증 등록을 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제임스는 "누구든 원하는 사람에게 기증할 것"이라며 자신의 연락처를 남겼고, 바로 다음날 장기 기증을 관리하는 코디네이터를 통해 검사까지 진행했다.


(왼) 루시 험프리, (오) 케이티 제임스 / DailyMail


검사 결과 제임스의 신장이 험프리에게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반려견 인디로 인해 이어진 인연으로 험프리는 지난해 10월 성공적으로 이식 수술까지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험프리는 "완벽하게 맞는 신장을 기증받는 건 2200만분의 1의 확률이라고 하더라"며 제임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