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월)

42년 전 오늘(26일), '총기 난사'로 62명 살해된 대한민국 최악의 연쇄살인 사건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42년 전 오늘(26일) 경남 의령의 한 시골 마을에서 참극이 벌어졌다. 하룻밤 만에 벌어진 이 사건으로 마을 주민 62명이 목숨을 잃었다. 


때는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남 의령군 궁류면에는 우범곤이란 순경이 있었다. 그는 본래 청와대 경호로 근무했다가 거친 성격으로 인해 근무 부적격자 판정을 받고 전출됐던 인물이었다. 


4월 26일, 우 순경은 동거녀와 심하게 다투게 된다. 이날 저녁 시간 근무를 위해 낮 12시경 점심을 먹고 낮잠을 청한 우 순경의 가슴을 동거녀가 파리를 잡겠다며 손바닥으로 친 게 발단이 됐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화를 미처 식히지 못한 채 지서로 간 우 순경은 저녁 7시 30분경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왔다. 


만취한 그는 동거녀가 코피를 흘릴 정도로 폭행했고, 같은 집에 살고 있던 동거녀의 친척 언니가 말리자 그녀 또한 때리며 난폭하게 굴었다. 


시끌벅적한 소리는 대문을 타고 온 동네로 퍼져 나갔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사건의 전말을 들은 이들은 동거녀를 두둔했다. 


우 순경은 그대로 집을 나가 지서에서 육군 방위병들과 술을 마셨다. 동거녀의 남동생이 '경찰이면 다냐'며 폭발한 그는 소총을 장전하고 만류하는 방위병들을 총으로 쏴 내쫓은 다음 무기고에서 소총과 실탄, 수류탄을 탈취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이윽고 잔혹한 살해가 이어졌다. 나오자마자 26세 남성에게 발포한 뒤 재래시장으로 달려가 장을 보러 온 마을 주민 3명을 살해했다. 


이어 우체국으로 향해 여성 교환원 2명과 숙직 중이던 집배원 1명을 살해했다. 마을의 통신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우체국을 빠져나와 인근 마을과 시장에서 또다시 주민들을 살해한 그는 한 상갓집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 상주 일가족 12명을 살해했다. 


자정이 넘어 새벽 5시 35분, 다시 알고 지내던 주민의 민가에 침입해 수류탄 2발을 한꺼번에 터뜨렸고, 우 순경을 포함해 일가족 4명이 폭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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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으로 사망한 주민은 62명이었다. 부상자도 33명 발생했다. 


의령군 일대 4개 마을이 순식간에 초상집으로 변했다. 시골 사회 규모를 감안하면 그 피해는 엄청났다. 조상 대대로 친척 일족이 모여 사는 산골 마을 특성상 일가족이 모두 몰살당한 경우도 있었다. 


어린 희생자도 상당수였다. 20세 이하 희생자가 16명, 이 중에서 10세 이하의 희생자는 6명이었다. 생후 1개월 된 갓난아기도 있었다. 


이곳은 현재에도 4월 26일~27일에 제사를 지내는 집이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