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 기간 34개월 중 30개월 채운 청년...병무청은 청년들이 다른 곳에서 일했다고 '복무 기간 무효'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현역 입대 대신 산업기능요원으로 30개월을 복무한 청년들이 전역 4개월을 앞두고 병무청에서 복무 기간 무효 처분을 받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SBS는 병역 지정 업체로 선정된 서울 송파구 한 전기설비제조업체에서 근무했던 청년들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해당 전기설비제조업체에서 청년 5명이 복무하고 있었다.

병무청은 해당 업체에서 복무 중인 청년 5명 등이 지정된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병역법에 따르면, 산업기능요원은 병무청이 지정한 곳에서 업무를 해야 한다. 만약 지정한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복무한 정황이 확인되면 복무 기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청년들은 병무청에서 지정한 업체 대표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5명 중 4명은 다시 복무 기간 채우는 중 

전기설비제조업체 대표는 청년들이 배치받은 송파구 본사에서 약 10분 거리 떨어진 하남 공장에 청년들을 배치했다. 새롭게 배정한 곳이 기존에 배정됐던 곳보다 일이 더 많고, 배울 게 많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병역법 위반이다. 병무청은 해당 청년들이 병역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복무 연장 조처를 내렸다. 

복무 무효 처분을 받은 5명 중 1명은 지난달 공군에 현역 입대했다. 다른 3명은 새로 배치받은 산업체에서 다시 복무를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전역 4개월을 앞둔 청년들이었다.

무효 처분을 받은 한 산업기능요원은 매체에 "처음부터 하남(대표가 배치한 곳)에서 면접을 봤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계속하던 일을 했는데, 내가 다른 일 했으면 억울하지도 않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