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몸에 '헬륨 풍선' 1000개 매달고 바다 횡단 도전한 신부님의 안타까운 결말

journal milenio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만화나 영화를 보다가 풍선을 타고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나는 모습을 본 적,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비현실적인 일을 실현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했다가 안타까운 결말을 맞은 사람이 있다.


바로 2008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아델리르 안토니우 드 칼리(Adelir Antonio de Carli) 신부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유니래드(UNILAD)는 가장 어리석은 죽음을 맞은 사람에게 주는 상인 '다윈상'을 수상했던 천주교 파라나구아(Paranagua) 교구 소속 칼리 신부의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아델리르 안토니우 드 칼리 신부 / YouTube 'catholicnewsagency'


평소 천진난만한 성격이었던 칼리 신부는 2008년 트럭 운전사들을 위한 예배당 설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특별한 도전을 하기로 했다.


그는 2008년 4월 20일 1,000개의 풍선을 몸에 묶은 채 낙하산, 헬멧, 방수 작업복, GPS 장치, 휴대전화, 위성 전화, 부양 장치 의자, 알루미늄 열비행복 그리고 최소 5일 분량의 음식과 식수가 포함된 비행 장비를 지니고 떠났다.


칼리 신부는 브라질의 항구 도시 파라나과에서 출발해 800km를 날아 바다를 가로질러 북서쪽의 두라도스에 도착할 계획이었다.


YouTube 'catholicnewsagency'


칼리 신부는 19시간 비행 기록을 깨고 새로운 세계 기록을 달성하고 싶어 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칼리 신부는 과거 브라질 파라나에서 아르헨티나 미시오네스주 샌안토니오까지 25km 거리를 4시간 동안 성공적으로 비행한 바 있었다.


이때 그는 600개의 풍선을 몸에 묶어 5,300m 높이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YouTube 'catholicnewsagency'


그러나 안타깝게도 칼리 신부는 예상치 못한 강한 바람으로 이륙한 지 8시간 만에 남대서양을 헤매다 연락이 두절됐다.


그가 실종된 지 이틀이 지난 후 구조대는 마지막 연락 지점 근처인 브라질 남부 산타카타리나주 앞바다로부터 50km 떨어진 지점에서 풍선 더미만을 발견했다.


구조대는 헬리콥터와 소형 선박 등을 이용해 산타 카타리나주를 중심으로 실종된 칼리 신부를 찾았다.


당시 구조대는 칼리 신부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80% 정도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수색에도 칼리 신부를 찾을 수 없자 브라질 해군은 4월 29일 그를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해양 수색을 중단했다.


NBC


안타깝게도 칼리 신부는 떠난 지 약 3개월이 지난 7월 4일 석유 굴착 장치 지원 선박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7월 29일 칼리 신부 동생과 DNA 샘플을 대조한 뒤 발견된 시신이 칼리 신부임을 확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칼리 신부는 GPS 장치를 작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고도 약 6,000m에 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죽음으로 브라질 전역은 슬픔에 빠졌다.


이후 칼리 신부는 2008년 다윈상 1위에 선정됐고 현재까지 가장 어리석은 죽음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포착된 판타지 호 /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1992년 11월에는 스즈키 요시카즈라는 일본인 남성이 박스에 대형 헬륨 풍선을 매달아 만든 '판타지호'를 타고 태평양 횡단에 도전했다가 그대로 행방불명되기도 했다.


요시카즈는 일본 민법에 따라 실종 후 7년이 지난 1999년 사망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