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어릴 적 갖고 놀던 애착 인형 귀염 뽀짝 새 인형으로 되살려주는 인형 전문 병원

Instagram 'almost.co'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어릴 적 추억이 담긴 헌 인형을 말끔하게 고쳐주는 인형 병원이 있어 화제를 모은다.


단순히 인형을 고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인형을 실제 환자처럼 대하며 고객의 동심을 지켜줘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올모스트는 인형 전문 병원 나츠미 클리닉을 소개하며 많은 사람들이 어릴 적 동심과 추억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나츠미 클리닉의 하코자키 나츠미 원장은 패션 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옷과 커튼을 수선하는 가게에서 일했고, 이때 함께 인형 수선을 배웠다.


natsumi-clinic


그녀는 "처음에는 가욋일로 맡던 일이었지만 인형을 수선했을 때 눈물을 글썽이는 고객들이 많아 본격적으로 개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곳이 다른 인형병원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것은 고객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는 서비스 덕분이다. 실제 병원과 같은 절차를 밟으며 인형과 함께 보낸 보호자의 동심을 지켜주는 것이 이 병원의 특징이다.


natsumi-clinic


병원에 방문한 보호자는 환자의 상태를 문진표에 기록한 뒤 상담을 진행한다. 이는 보호자가 원하는 인형의 치료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코자키 원장은 설명했다.


인형의 신장과 체중을 재는 기본 신체검사도 꼭 진행한다. 복원 이후 같은 크기와 중량을 맞춰 퇴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Instagram 'almost.co'


인형과의 추억을 소중히 여겨 보호자가 맡긴 인형의 솜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이 클리닉이 유명한 이유는 '마음 하트' 서비스 덕분이다.


인형 안을 채우고 있던 솜을 새것으로 교체할 때, 원래 들어 있던 솜을 하트 모양으로 분홍색 거즈에 싸서 속에 함께 넣어준다. 심장과 같은 '본체'를 만들어 주는 셈이다. 


추억을 간직해두고자 하는 마음을 헤아려 원래 솜을 조금 남겨주는 서비스다. 입원하는 인형이 혼자 외롭지 않도록 함께 사는 인형을 임시 보호자로 맡길 수도 있다.


입원 중인 인형은 홈페이지에 치료 과정을 공개해 보호자들이 볼 수 있게 했다. 입원에는 평균 1~2달이 소요된다. 복원을 위해 당시 색깔과 재질에 맞는 원단을 고르고 찾는 등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Instagram 'almost.co'


동심을 지키는 곳으로 입소문이 나다 보니 인형을 맡기는 보호자의 연령대도 4살 어린이부터 중년까지 다양하다.


나츠미 원장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냐는 질문에  "손상된 원단을 교환해달라고 곰 인형을 안은 여자아이와 어머니가 찾아왔는데, 아이가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고 입원 직전까지 울더라. 복원된 모습을 보고 어머니가 어두웠던 아이가 난생 처음으로 기뻐서 울었다. 딸의 성장을 함께 볼 수 있어 감사하다고 하더라. 그런 경험에 힘이 난다"라고 답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