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13년간 생활비도 제대로 안준 남편, 이제와서 병수발들라는데, 버리는 제가 나쁜 건가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2 '고백부부'


"한 달에 집에 1번 들어올 정도"...13년간 생활비조차 제대로 안 주던 남편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13년간 타지에서 기러기 아빠로 살아온 한 남성이 병에 걸려 본가로 내려오겠다고 하자 아내와 자식은 거부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병든 남편 버리는데 잘못한 건가요?'라는 사연이 올라왔다.


13년간 '월말 부부'로 살았다는 A씨는 "아기가 돌도 안 됐을 때, 내 반대에도 남편은 타지로 회사를 옮기는 바람에 따로 살게 됐다"고 운을 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3교대 근무자인 남편은 생활비를 한 달에 50만원만 보냈는데, 그마저도 일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1년간 한 푼도 안 보낸 적도 있다"며 "결국 자영업 하는 내 수입과 친정 도움으로 홀로 애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은 동호회에 푹 빠져있었기 때문에 집에 한 달에 한 번이나 들어오는 정도였다"면서 "'아이 좀 봐 달라'고 부탁하면 '나도 숨 쉴 구멍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싸우게 돼서 나중엔 포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A씨는 아이 또한 커갈수록 아빠가 집에 온다고 하면 싫어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 입장에서 어릴 때 놀이공원 한 번 같이 간 적 없고, 집에 오면 훈계만 하는 아빠한테 무슨 정이 있겠냐. 나도 아이가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이혼을 참고 있다"고 한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며칠 전, 남편에게서 '병에 걸려 직장을 그만두고 집으로 오겠다'는 말을 들은 A씨는 기함하기 시작했다.


그는 "남편한테 집에 오면 바로 이혼할 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가족한테 버림받은 비운의 가장인 것처럼 굴며 나를 나쁜 사람 취급한다"고 분노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13년간 생활비로 보낸 3천만원 돌려줄 테니 이혼해달라고 말하니까 돈 때문에 자기를 버린다고 헛소리한다"며 "여태껏 돈 벌어서 자기 취미로 다 써놓고 이제 와서 병수발들어달라는 남편 버리는 제가 잘못한 거냐"라고 물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A씨의 사연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사연 제목만 봤을 땐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글 내용 보니 잘 대처했다"며 "쓰레기를 버리는 건데 무슨 잘못이 있겠냐"고 공분했다.


이어 "벌써 주변에 비련의 주인공처럼 소문냈을 것"이라며 "가장 노릇 제대로 안 한 거 알리고 꼭 이혼해라"라고 당부했다.


자신도 3교대 근무를 한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3교대로 일하면 돈이 없을 수가 없다. 불륜했거나 룸살롱, 주박, 도식에 탕진했을 확률이 높다"면서 "13년 동안 혼자 잘 살다가 아프니까 남 탓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