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4일(목)

10년 전 미납 추징금 납부하겠다던 전두환 장남 전재국, 베트남서 7500억 '부동산 사업' 추진했다

JTBC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가 해외에서 7,500억 대 부동산 사업을 추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0일 JTBC는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출처 모를 검은 돈으로 살아왔다"라고 폭로한 가운데 그의 큰아버지 전재국 씨가 해외에서 7,500억 대 부동산 사업을 추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전우원 씨가 말한 '출처 모를 검은 돈'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6년 수사 당시 기업과 단체에서 거둬들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9,500억 원에 달했다.비자금의 전체 규모는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재국 씨 /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89년 출판업을 시작한 전재국 씨는 독립 생계를 꾸린다고 주장해왔다.


JTBC는 전씨가 운영하는 회사 중 음악 관련 출판사인 '음악세계' 법인 등기에는 부동산 사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해당 회사가 지난 2019년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대형 부동산 사업을 추진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32페이지 분량의 사업 계획서에는 5만 평 토지를 2천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20층 아파트 11개 동을 개발 분양한다는 계획, 즉 시행사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JTBC 측이 이에 대해 묻자 음악세계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JTBC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당시 사업 토지 비용과 공사비까지 총 7500억 대출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자 비용만 1,400억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리스크 없고, 분양 초기 완판 가능한 사업'이라고 판단했다.


예상 총 매출은 1조 4천억 원이었다.


이에 전씨의 한 측근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계획만 했던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서점만 해서 지금 빚을 갚기가 너무 힘드니까 이런저런 사업을 모색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JTBC


매체는 이어 해당 토지를 소유한 베트남 업체와 전씨 측이 맺은 합의서를 입수했다. 지분 투자로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2013년 전씨는 추징금을 완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그로부터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전씨 측은 돈이 없으며 그저 사업을 검토한 것뿐이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매체가 직접 베트남에 가서 보니 전씨의 사업 계획은 구체적이었다. 이에 '무슨 돈으로 사업을 하려 했나'하는 의문이 생긴다.


JTBC


전씨 회사가 부동산 사업을 벌이려고 한 현장은 호찌민 국제공항에서 차로 40분 거리였다.


이곳에는 대형 IT 기업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모습이었다. 아직 개발 시작 단계이지만, 주택 단지와 편의 시설이 들어서는 중이다.


현지 한인 부동산 업체는 이곳을 "베트남의 분당"이라고 표현했다.


전씨 회사와 사업을 추진했던 토지 소유주 측은 JTBC에 지난 2019년 6월 전씨 측이 먼저 찾아와 개발을 제안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건설 관련 프로젝트를 많이 했다면서 찾아왔다. 아파트나 놀이공원 같은 걸 진행했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JTBC


토지 소유 업체 대표는 합의각서도 체결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사업권을 다른 업체에 넘겼다고 밝혔다.


전씨 측이 2,000억 원을 3달 뒤 입금하겠다고 했으나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업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시 사업권을 따낸 현지 업체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자금력이나 인맥이 없으면 시도 자체를 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전우원 씨 / 뉴스1


한편 전우원씨는 지난 4일 KBS1 '더 라이브'에 출연해 "할아버지(전두환 전 대통령)의 침실 벽에 돈 봉투가 가득 담긴 가방들이 항상 많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비자금이 큰아버지인 전재국 씨에게 가장 많이 갔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사업을 가장 많이 했고, 재판도 큰아버지가 맡아서 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TV 'JTBC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