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성인 영화 여배우, '경제연구소장'으로 중국 보아오 포럼 참석해 '논란'

中國報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중국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아시아포럼 연차총회에 전직 성인영화 배우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9일(한국 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지난달 28일 폐막한 보아오 포럼에 '3급 영화' 배우 출신 펑단(51)이 참석해 중국인들을 놀라게 했다"라고 보도했다.


여기서 '3급 영화'란 중국의 성인영화 혹은 포르노 영화를 뜻한다.


(왼쪽부터) 펑단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 中國報


펑단은 이번 포럼에 '국제경제전략연구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국제경제전략연구소는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출범한 신설 연구기관이다.


 전신은 'TIENS 국제전략연구원'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사기와 뇌물 등 논란에 휩싸였던 그룹 TIENS 소속이다.


RFA에 따르면 펑단이 경제나 국제관계 등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와 발표에 참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中國報


펑단은 이번 포럼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지난 2월 온두라스를 방문해 중국과의 무역 현장을 시찰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과 좋은 의견을 공유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펑단이 지난 2월 대만과의 국교를 단정하고 중국과 새롭게 수교 관계를 맺은 것에 기여한 바 있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전직 성인 영화 배우가 어떻게 보아오 포럼에 참석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은 "금융·경제 연구 경험이 전혀 없는 펑단이 강력한 배경 없이는 참석조차 힘든 보아오 포럼에 등장한 사실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라고 보도했다.


Weibo


한편 1972년 중국 후난성 창샤에서 태어난 펑단은 구이저우성 쭌이시 부시장을 지낸 할아버지 덕분에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이후 14살에 가족들과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던 중 '미스 차이나 USA'에 선발돼 연예계에 진출했다.


1995년 홍콩에 이주한 후에는 다수의 성인영화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고 2000년대 이후 중국 본토로 건너가 애국주의 영화들에 출연했다.


2013년에는 간쑤성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에 선발되며 정계에 입문했고 이후 중국공산당 전국청년연합 상무위원 자리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번 보아오 포럼에 '경제 전문가'로서 등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