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 불닭 시리즈와 흡사한 제품 출시한 일본의 한 라면 기업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한국 라면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본 라면 회사가 대놓고 한국 제품을 베낀 듯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한 일본 기업 '닛신(Nissin)'이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베낀 미투 상품을 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투 제품(Me Too)이란 경쟁사의 주력 브랜드를 모방한 유사 상품으로, 1위 브랜드를 모방한 뒤 그 브랜드의 인기에 편승해 자사 제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만든 제품을 말한다.
그동안 미투 제품 논란은 대부분 중국에서 일어났는데, 이번에는 라면 원조 시장인 일본에서 미투 제품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라면 시장 1위인 '닛신'은 봉지라면 '닛신야키소바 볶음면 한국풍 아마카라 까르보 5식팩 (이하 닛신 까르보)'과 컵라면 '닛신 야키소바 U.F.O 볶음면 진한 진한 한국풍 아마카라 까르보 (이하 닛신 까르보 컵라면)' 등을 론칭했다.
닛신이 출시한 '닛신 까르보'와 '닛신 까르보 컵라면'은 지난 2018년 삼양식품이 출시한 까르보불닭볶음면과 유사한 연한 핑크색으로 패키지를 디자인했다.
특히 닛신은 패키지 전면 중앙부에 붉은색으로 '볶음면'이라는 한글을 새겼는데, 이는 삼약식품 패키지에 '불닭볶음면'으로 적힌 것과 흡사하다.
또한 패키지 전면 하단 왼쪽에 노란색이 들어간 캐릭터 이미지와 오른쪽에 조리된 제품 이미지를 새긴 점도 비슷하다.
일각에선 이런 유사 제품이 K-푸드 트렌드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유사 제품의 컬러와 한글 표기 등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일본 라면 업계 1위인 기업이 경쟁사와 유사한 제품을 론칭함에 따라 삼양식품의 현지 사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법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삼양식품은 "제품명이 달라 상표권만으로 대응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부정경쟁 방지 등과 관련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밝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본에서 불닭볶음면(한글·일본어) 상표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 일본 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오리지널리티(고유성)를 강조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양식품은 지난 2019년 일본법인 삼양 재팬을 설립하고 현지 사업을 본격화한 뒤 '불닭'과 삼양 브랜드를 내세워 현지 영업을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전년 대비 26.9% 증가한 21억엔(약 210억원)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냈으며, 지난 1월 25일 삼양식품이 일본에서 출시한 야키소바불닭볶음면은 초도 물량 20만 개가 2주 만에 완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