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모르핀보다 100배는 더 강한 마약성 진통제로 알려진 펜타닐.
펜타닐은 말기 암 환자에게 사용하는 마약성 진통제 였지만 현재는 싼값에 구할 수 있는 마약이 됐다.
펜타닐을 흡입하고 나면 스스로 몸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특이한 자세로 가만히 멈추어 있는가 하면 어색한 움직임을 보여 '좀비 마약'이라 불리기도 한다.
미국 사회에서 펜타닐은 빠르게 퍼져 2021년 기준 미국 마약 오남용 사망 원인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좀비 거리'라 불리는 펜타닐 중독자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을 정도다.
상황이 점점 심해지자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펜타닐의 제조·유통을 주도하는 것은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지만, 펜타닐 원료를 만들어 멕시코로 보내는 곳이 중국 기업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미국 청장년층 사망 원인 1위인 펜타닐 중독과 관련해 중국에 책임을 묻겠다"고 선전포고한 바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에서 멕시코로 넘어오는 펜타닐 선적량 통제를 요청하는 서한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멕시코로부터 펜타닐 원료 물질 압수에 대한 어떤 사실도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다복용 근본 원인은 미국 자체에 있으며, 문제는 완전히 미국에서 만들어진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미국은 자국 문제를 직시하고 국내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수요를 줄이기 위해 실질적인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도 즉각 반박하며 입씨름을 이어갔다.
베난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펜타닐 위협을 최우선 해결 과제로 보고 있다"면서 "펜타닐 전구체(원료 화학물질)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나온다"고 확언했다.
두 나라가 펜타닐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보이자 '신(新)아편전쟁'을 치를 것이란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19세기에 중국이 아편으로 무너졌듯 21세기 미국은 펜타닐로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