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11일(토)

"생일날마다 엄마가 딸에게 한 '감사 가스라이팅'...자식 낳고 또 들으니 분노가 치밉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BS '피고인' 


어렸을 때부터 결혼한 이후까지 생일 날마다 '감사 강요'하는 엄마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한 여성이 유년 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어머니한테 끊임없이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 생일에 본인이 더 챙김 받고 싶어 하는 엄마'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삼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는 A씨는 "어렸을 때부터 생일날만 되면 엄마가 나를 낳을 때 제일 고생했다면서 '항상 감사하다'고 말하라고 했다"며 운을 뗐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2'


'자식 낳아보면 다 알 거야'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는 A씨는 "다 큰 성인이 될 때까지 생일 날마다 엄마가 저런 발언을 해서, 삼남매 중 막내지만 온전히 가족들에게 축하받은 기억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후 결혼한 뒤 난산 끝에 아이를 낳았다는 A씨는 "나는 내 아이가 생일날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매년 최선을 다한다"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기쁨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남편 생일날 시어머니가 A씨의 어머니와 똑같이 "내가 아들을 낳아서 결혼했으니 나한테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A씨는 '아이가 태어난 것 자체가 기쁨이고 축복 아닌가. 왜 자식을 낳으면 보상심리를 갖게 되는가'라고 생각하게 됐고, 그 해 자신의 생일날 엄마에게 처음으로 묻기 시작했다.


A씨는 "엄마는 엄마 생일날 외할머니 제사상 차려 드리냐. 자식 생일날 축하받을 거면 엄마도 외할머니한테 감사해야지, 왜 본인 생일날 자식들한테 축하받고 자식 생일날엔 본인이 축하받냐"며 "나도 내 생일에 온전히 축하 받고 싶다. 엄마는 자식을 낳아보면 부모 마음 안 다고 했지만, 나는 내 자식을 낳아도 보상심리는 안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다음 해 남편 생일 날 마주한 시어머니에게도 "남편을 낳아주신 건 감사하지만 그 마음은 자식들이 온전히 느끼고 먼저 말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더 좋았을 거다"라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2 '저글러스:비서들' 


A씨는 "양가 어머니에게 내 생각을 털어놓은 뒤부터 감사함을 강요하지 않아 온전히 내 가족들과 생일을 보내고 있다"며 "아이가 불러주는 생일축하 노래를 듣는 것만큼 온전한 축하가 어디 있겠냐"고 글을 마쳤다.


해당 글이 공개되자 다수의 누리꾼들은 "자식이 먼저 나서서 감사하는 것도 아니고 감사하라고 강요하는 건 뭐냐"며 "보상받으려고 애 낳는 거냐", "사랑이든 감사든 강요하는 순간부터 부담이다"라고 분노했다.


이어 "가스라이팅 당했지만 슬프게 자라지 않고 이제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살 수 있어서 다행이다", "과거엔 서러운 생일이었지만 앞으로는 온전히 가족의 축복을 받으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