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7일(금)

9년전 오늘(7일), 맞고 쓰러지니까 수액주사 놓고 때려죽인 '의무병 살인사건' 일어났습니다

고(故) 윤승주 일병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2014년 4월 7일, 육군 제28보병사단 포병여단 977포병대대 의무대에서 선임 병사들이 후임 병사를 집단 구타해 죽음에 이르게 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의무병 살인사건' 또는 사건의 피해자 윤승주 일병의 성을 따 '윤 일병 사건'이라고 불린다.


사건은 9년 전 오늘(7일) 977포병대대 의무대 생활관에서 일어났다. 


윤 일병이 생활관에서 선임 병사들과 냉동식품을 나눠 먹던 중 의무대에 파견된 앰뷸런스 운전병 이찬희를 포함한 선인 4명에게 구타를 당했다. 


윤 일병 사망사건 현장검증 당시 / 육군


윤 일병을 구타를 당하다가 쓰러졌으나 폭행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윤 일병은 사망에 이르렀다. 


처음엔 단순 폭행으로 인한 사망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됐으나 윤 일병 사망과 관련한 증언들이 나오면서 전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다. 


폭행을 당해 쩔뚝거리는 윤 일병에게 꾀병이라며 도리어 더 심하게 폭행을 하거나, 성기에 안티푸라민을 발라 성적 수치심을 주기도 했다. 


또 치약 한 통 먹이기, 잠 안 재우고 기마자세로 서 있기 등 가혹행위를 일삼았다고 한다. 


군사 재판에 선 가혜자들 / 뉴스1


타 부대 입실 환자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도 가혹행위는 벌어졌다.


윤 일병 사망 직후 가해자들은 입실 환자들에게 "당신들은 자고 있었던 거고 아무것도 못 본 거다"라며 협박을 가했다고 한다. 


가해자인 이 모 병장은 평소 후임병들에게 "심부름센터 같은 데에 돈 몇억 주고 사람 몰래 죽이는 것은 간단하다. 아버지가 이전에 영남 근방에서 굉장히 잘나가던 조폭이고 자기(아버지) 밑에 대신 살인죄로 들어간 부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병장은 윤 일병에게 "아버지 사업을 망하게 하고, 어머니는 섬에 팔아버리겠다"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일병 사망 사건 가해자들 / 뉴스1


해당 사건은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까지 가해자들에 대한 판결이 나오는데 2년 4개월이 걸렸다. 다섯 번의 재판을 거친 끝에 윤 일병 사망 사건의 주범 이 병장에겐 징역 40년이 선고됐다.


공범에 대해선 상해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5~7년 형을 선고했다. 


올해로 9주기를 맞았지만 유가족은 여전히 사망 원인 은폐·조작에 대한 진실을 밝혀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눈물 닦고 있는 윤 일병 어머니 / 뉴스1


윤 일병의 어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진정 저수 후 장장 6년 가까이 조사하고도 가해자에게 속은 군은 '만두 먹다 질식사했다'고 발표했다는 게 결론"이라고 했다. 


이어 "군인권센터가 사건 전모를 폭로해 사망의 진실은 밝혀졌지만 누가, 왜, 무슨 목적으로 우리 승주의 죽음을 둔갑하려고 한 건지 대한민국은 궁금하지 않은가"라고 했다. 


앞서 대통령 소속 진상규명위는 윤 일병 사망 사건이 축소됐거나 사인을 은폐·조작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타당하다 사망한 윤 일병이 만두를 먹다 목이 막혀 죽은 것으로 육군이 실수나 착오로 판단했다는 것. 


유가족은 이에 불복해 지난 2월 22일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진상규명위는 지난달 27일 재조사를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