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단맛 나는 해충제 나오자 살아남기 위해 단맛 싫어하게 진화한 바퀴벌레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바퀴벌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는 바로 '끈질긴 생명력'이다.


 그 끈질긴 생명력 때문인지 "바퀴벌레는 핵전쟁이 일어나도 살아남는다" 속설까지도 있다.


바퀴벌레들이 살아남기 위해 단맛을 좋아하는 취향까지 버렸다는 연구결과가 재조명되고 있다.


바퀴벌레들이 단맛을 싫어하게 진화한 이유는 바로 '단 맛'이 나는 해충제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릃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더 애틀란틱은 살아남기 위해 입맛까지 바꾸며 진화하는 바퀴벌레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과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연구진은 단 음식에 해충약을 섞는 방식으로 바퀴벌레를 박멸하는 방법이 거의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착안해 실험에 착수했다.


연구진은 얼마간 굶은 바퀴벌레들에게 잼과 땅콩버터를 주었다. 바퀴벌레들은 땅콩버터에는 수북이 몰려갔지만 이상하게도 잼은 입에 물었다가 이내 뱉어 버렸다. 연구진에 따르면 잼에는 포도당이 풍부하게 함유된 반면 땅콩버터에는 거의 함유되지 않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진은 바퀴벌레에 미각체계를 재조직하도록 하는 돌연변이가 일어났다고 말한다. 


포도당이 내는 단맛은 독성물질의 맛과 향을 감추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단맛을 좋아하는 기존 습성은 바퀴벌레의 생존에는 치명적이고, 바퀴벌레들은 포도당을 피하는 방향으로 환경에 적응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바퀴벌레의 세포 움직임을 전기 장치로 기록한 결과 포도당이 든 음식을 먹었을 때 쓴맛을 인지하는 세포가 반응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를 주도한 코비 셜 박사는 바퀴벌레의 행동이 신경계 메커니즘의 변화를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바퀴벌레의 변화는 수십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이미 연구 시작 20년 전부터 '미끼'를 거부하는 바퀴벌레의 존재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단맛으로 바퀴벌레를 유인하는 해충제가 나온 것은 약 40년 전이다. 이 때부터 바퀴벌레는 단맛을 거부하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독일 바퀴벌레종을 교미를 할 때 수컷은 등에 있는 샘에서 기름지고 달콤한 물질을 분비해 암컷을 유혹했다.


하지만 단맛의 해충제가 나오자 수컷 바퀴벌레도 달콤한 물질을 덜 분비하게 진화됐다.


해충 회사들은 바퀴벌레의 입맛에 맞는 해충제를 개발했지만 언제 또 바퀴벌레가 진화할지 모른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단것을 외면하게 된 것은 바퀴벌레의 끈질긴 생명력에 많은 누리꾼들은 놀라우면서도 다소 무섭다는 반응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