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어린 딸 옆에서 '전자담배' 피우지 말라 부탁했다가 살해당한 아빠..."범행 목격한 틱톡커 웃으며 셀카"

(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우) Twitter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어린 딸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던 아빠가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범행 현장에서 피해자를 조롱한 틱톡커가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New York Post)의 보도에 따르면 3월 26일 캐나다 밴쿠버 다운타운 스타벅스 앞에서 폴 스탠리 슈미트(Paul Stanley Schmidt, 37)라는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New York Post


당시 그는 아내와 3살 딸 에리카와 함께 스타벅스에 방문했다.


아내가 커피를 주문하는 동안 폴과 딸 에리카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한 남성이 전자담배를 꺼내 피우기 시작했다. 어린 딸이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폴은 흡연자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담배를 피우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남자의 대답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그는 가슴에서 칼을 꺼내 폴의 복부를 수차례 찔렀다.


CBC


폴은 딸 앞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순식간에 주변은 피투성이가 됐다.


폴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출혈로 끝내 숨졌다.


폴의 아내는 남편이 공격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동영상만 촬영할 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며 절규했다.


실제로 한 틱톡커는 살해된 폴의 시신 옆에서 미소를 지으며 셀카를 찍어 논란이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알렉스 버저(Alex Bodger)라는 틱톡커는 선혈이 낭자한 범죄 현장을 배경으로 찍은 셀카 영상에서 "이 XX는 방금 죽었어. 이런 XX!"이라며 웃어댔다.


심지어 그는 다음날 범죄 현장에 돌아가 담배를 피우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영상은 누리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누리꾼들은 "이게 바로 틱톡 세대다 우리의 역겨운 미래가 두렵다", "말문이 막힌다", "어떻게 저런 끔찍한 일에 웃음이 나올 수 있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범죄 현장에 돌아가 담배를 피우며 셀카 영상을 찍은 틱톡커 알렉스 버저 / Twitter 


논란이 이어지자 알렉스는 "나는 불편한 상황에서 웃는 경향이 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길을 걷고 있는데 싸우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약간의 피가 보여서 코피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동시에 이런 일을 경험하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충격적이었다"라면서 "살인자가 바로 거기 서있었다. 내 머릿속에는 '그가 나를 죽이면 어쩌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너무 불편했다. 나는 이럴 때 미소가 지어지는 이상한 습관이 있다.. 기분이 나빴을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의 해명에도 누리꾼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명이 말도 안 된다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에 연행되는 가해자 / New York Post


한편 현장에서 체포된 가해자는 32살 남성 인더딥 싱 고사(Inthedeep Singh Ghosa)로 확인됐다.


그가 범행 직후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현장을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더했다.


온라인상에는 그가 과거에도 중범죄로 기소됐으나 정신질환으로 인해 석방됐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인더딥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실수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현재 그는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추모하는 유족들 / Global News


폴의 어머니인 캐시 슈미트(Cathy Schmidt)는 인더딥을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해달라 요청했다.


2급과 달리 1급 살인 혐의는 범죄가 계획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캐시는 "인더딥의 손에는 칼이 들려있었다. 대체 어떤 사람이 스타벅스에 칼을 가지고 들어가냐"라며 그의 범행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어 "대낮에 가족과 함께 스타벅스를 찾은 사람이 그렇게 많은 고객들 사이에서 살해당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캐나다 경찰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과 살해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