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회사 동료 다이어트 때문에 간식함이 없어졌어요"
지난 23일 '직장 동료의 건의로 회사 간식함이 없어졌어요'란 제목의 네이트 판 사연이 많은 이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작성자 A씨는 직장인으로, 회사에는 원래 간식이 비치돼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회사 탕비실엔 각종 과자나 음료수 같은 게 있었는데, 사원 B씨는 그곳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직원이었다.
평소 회사 간식함에 신상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가서 먹던 B씨. 그런데 어느 날부터 다이어트를 선언하면서 '간식을 그만 먹겠다'라고 말하더니 도시락을 싸오기 시작했다.
거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오후 회의 때 B씨가 건의사항으로 '간식함'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이었다.
B씨는 "대체로 간식함에 안 좋은 과자나 당류가 높은 간식거리들이 있는데, 이게 직원 건강적인 측면에서 직원 복지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보면 먹게 되고 있으면 이용하게 되는 게 심리인데, 여기 들어가는 돈을 다른 직원 복지에 써달라"라고 상사에게 건의했다.
심지어 상부에서는 그게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해 간식함을 없애버렸다.
간식에 들어가던 비용은 차후 직원들에게 어떤 복지로 제공할 수 있을지 회사 측에서 고민하기로 했다고 결론까지 났다.
A씨는 그날 연차여서 회의 때 참석하지 않았기에 이를 막을 방도가 없었다. 또, 다른 직원들은 이를 그냥 듣고만 있었다고 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A씨가 "안 먹으면 되는 걸 굳이 왜 없애냐. 이용 잘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항의해 봤지만 B씨에게선 "있으면 계속 먹게 된다. 좋은 음식도 아니고 상품권으로 달라고 하는 게 낫지 않냐. 스벅 쿠폰이라던가"라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A씨는 회사에서 간식비를 사원들에게 돌려주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자기가 젤일 많이 이용하더니 다이어트한다고 저런 건의를 하다니 기가 막힌다"라고 분노하며 글을 마쳤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역시 그녀와 같은 생각이었다.
누리꾼들은 '그냥 간식 없어지고 다른 대안 복지도 없을 가능성 100%', '이게 실화임?? 다른 직원들 다 바보인가', '그 직원 빼고 다른 직원들 모두 잘 이용하던 복지이니, 다음 회의 때 다시 간식함 놓아 달라고 건의하세요', '정말 기가 막히네요. 다른 직원들 의견은 물어보고 건의를 해야지'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10월 데이터솜이 인크루트에서 직장인 8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내 오피스 빌런 관련 경험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사 내에서 기본 에티켓을 무시하고 직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오피스 빌런'을 만나본 적 있다고 답한 사람은 79.5%나 됐다.
반면 응답자 자신이 오피스 빌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10명 중 8명이 '아니다'라고 답했다.